“공이 딱딱하고 미끄러워요. 적응하려면 시간 좀 걸리겠어요.”
KBL 공인구가 또 바뀌었다. 2013-2014시즌까지 KBL은 스타농구공을 공인구로 사용했다. 하지만 재계약에 난항을 겪은 끝에 공인구가 나이키로 바뀌었다. 그런데 KBL과 나이키는 스폰서 계약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다. 지난 시즌 공인구로 나이키가 사용됐지만 공식스폰서는 아니었다. 결국 KBL은 1일 다음 시즌 몰텐을 공인구로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KBL은 1일 오후 10개 구단 연습장에 일제히 몰텐공을 배포했다. 시즌 개막이 9월로 당겨진 가운데 선수들에게 빠른 공인구 적응이 또 다른 숙제로 떠올랐다. 하루라도 빨리 공인구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SK 역시 몰텐공이 지급되자마자 오후 수비훈련에서 바로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훈련이 끝난 뒤 현장반응은 대체로 ‘공이 가볍고 미끄럽다’는 것이었다. 특히 공을 오래 만지는 가드들이 공인구 교체에 더 민감했다. 가드 이정석(33, SK)은 “나이키 공 적응하는데도 좀 걸렸는데, 이것도 그 정도 걸릴 것 같아요. 예전 몰텐과 또 달라요. 더 딱딱하고. 경기 때 슛을 쏴야 하니까 무조건 적응해야죠. 적응하는데 오래 걸려서 그렇지 공이 가벼워서 슛은 멀리 잘 나가요”라고 답했다.
아무래도 슈터들이 가장 민감했다. SK로 둥지를 옮긴 오용준은 “어려워요. 공이 미끄럽고 손에 달라붙는 느낌이 없어요. 땀이 나면 더 미끄러워져요. 처음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국가대표를 안 나가서 많이 안 써봤죠”라며 웃었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산하 주최대회에 몰텐을 사용한다. 오는 9월 아시아선수권 출전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우 공에 따로 적응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리그도 몰텐을 쓴다. 일본 전지훈련을 갔던 선수들도 몰텐이 낯설지 않다.
오용준은 “일본 전지훈련을 가면 전후반 나눠서 공을 바꿔 쓰거든요. 일본은 몰텐공을 써요. 전지훈련에서 3점슛도 잘 들어갔던 기억이 있어요. 슛은 자신감인 것 같아요. 시즌 초반에 잘 들어가면 꾸준히 이어갈 수 잇을 것 같아요”라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좋은 목수는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스팔딩을 공인구로 쓰는 NBA 선수들은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 나가몰텐공을 써도 똑같이 세계최정상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결국 공이 바뀌더라도 잘하는 선수는 잘하기 마련이다. 바뀐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것도 선수들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jasonseo34@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