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AT&T 파크(샌프란시스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바깥 쪽인 것은 알겠는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는 2일(이하 한국시간)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다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전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도 4타수 무안타였고 5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전 3회부터 16타석째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기간 중 볼 넷과 몸에 맞는 볼 각각 하나 씩만 얻었다.

두 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는 중에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2일 샌프란시스코 선발로 나선 라이언 보겔송은 강정호를 상대할 때 마다 철저하게 ‘바깥 쪽’을 고집했다. 1회에는 4개가 모두 바깥쪽 슬라이더였다. 초구만 높게 들어왔고 나머지는 모두 낮은 쪽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볼이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 낮게’ 로 6개의 볼이 모두 통일 됐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구종은 다양했지만 로케이션은 동일했다.
세 번째로 타석에 들어선 6회 1사 후 비로소 바깥쪽이 아닌 볼이 하나 들어왔다. 그래도 몸 쪽은 아니었다. 2구째 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커브가 왔고 강정호의 배트가 헛돌았다. 강정호는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82마일)을 보고 있다 삼진이 선언됐다. 바깥 쪽으로 빠졌다고 생각할 수 도 있었던 곳이었지만 심판의 손이 올라갔다. 보겔송은 강정호를 상대로 단 한개의 직구도 던지지 않았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조지 콘토스를 상대했다. 콘토스는 커터와 슬라이더를 가운데 낮은 쪽에 던져 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는 바깥쪽 낮은 쪽으로 흘러나가는 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투수는 바뀌었어도 몸 쪽으로는 볼이 들어오지 않았다.
강정호에 대한 바깥 쪽 승부는 바로 앞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도 보기 어렵지 않았다. 강정호는 이날 4타석에서 모두 14개의 볼을 맞았다. 모두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 오드리사메르 데스파이네가 던진 것이다.
14개 중 몸쪽으로 들어온 볼이 4개, 복판이 1개였고 나머지 9개는 모두 바깥 쪽이었다. 몸쪽으로 돌어온 4개 중 강정호가 헛스윙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볼이었다. 2회 첫 타석 볼카운트 1-1에서 헛스윙했던 몸쪽 싱커 역시 놔두었으면 볼이 될 수도 있었을 만큼 몸 쪽으로 가깝게 붙는 볼이었다.
결국 강정호와 상대하는 팀들의 스카우트 리포트에 바깥 쪽에 대한 언급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장면들이다. 장타력이 있는 만큼 당연히 몸 쪽 볼을 조심하는 것이 상식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바깥 쪽에서 무엇인가 약점 인듯한 모습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강정호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이미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를 앞둔 타격 훈련에서도 바깥쪽 볼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3번 씩 타석에 들어오는 타격 훈련 중 2번째 타석을 마칠 때까지 강정호는 한 번도 좌측으로 타구를 보내지 않고 우중간, 우측으로 타구를 보냈다. 3번째 자신의 순서가 왔을 때 비로소 좌측으로도 타구가 날아가기 시작했다.
우중간을 보고 타격을 시작하는 것이 훈련의 루틴인 점을 감안해도 이날은 밀어치기를 통해 타격 포인트를 잡으려고 집중하는 모습이 더 보였다.
강정호가 최근 두 경기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상대의 바깥쪽 공략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대비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처하는 모습을 빠른 시간내에 보여줘야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음도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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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파크(샌프란시스코)=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