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선 서재응(38, KIA 타이거즈)이 타선의 도움 속에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서재응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볼넷 1실점했다. 팀 타선이 1회초부터 3점을 뽑는 등 확실하게 득점 지원을 해줬고, 가벼운 마음으로 던진 서재응은 팀의 9-1 대승 속에 손쉽게 첫 승을 수확했다.
2013년 8월 9일 마산 NC전 이후 662일 만에 맛보는 승리였다. 7이닝 1실점한 당시 이후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한 경기이기도 했다. 퀄리티 스타트(QS)도 2013년 8월 24일 목동 넥센전에서 6⅓이닝 3실점(무자책)하고 패한 이후 처음이다.

유일한 실점은 1회말에 있었다. 1사에 만난 정진호를 상대할 때 볼카운트 2S에서 던진 3구째 포심 패스트볼(136km)이 스트라이크존 몸쪽 높은 코스에 들어가 우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실점이었다. 이후 서재응은 7회말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타선은 물론 수비의 도움도 힘이 됐다. 3회말 서재응은 1사에 김재호에게 3루 방면 안타를 내준 뒤 2사에 정진호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를 맞이했다. 후속타자 김현수에게 외야 좌중간으로 뻗는 타구를 허용해 실점하게 될 수도 있었지만 중견수 김호령이 타구를 잘 쫓아가 잡아준 덕분에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 서재응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된 호수비였다.
이날 서재응은 단 82개의 공으로 7이닝을 책임졌다. 효율적인 투구가 발판이 됐다. 포심 패스트볼이 29개밖에 되지 않은 대신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비롯한 변화구 비율이 높았고, 서클 체인지업과 커브도 가끔 볼 수 있었다. 빠른 볼을 던질 때도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완급 조절을 하는 동시에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을 피해갔다.
최고 구속이 139km밖에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포심 패스트볼이 130km대 중, 후반이었지만 날카로운 투심을 비롯한 여러 구종의 제구력이 모두 일품이었다. 특히 6회말 정진호를 루킹 삼진 처리할 때는 승부구가 된 투심이 바깥쪽 낮은 코스에 꽉 차게 들어가는 정교한 제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KIA는 이날 서재응의 건재를 확인한 것 외에 외국인 선수 필립 험버의 컨디션까지 점검하는 수확이 있었다. 경기에 앞서 서재응과 함께 1군에 등록된 험버는 8회초 마운드에 올라 2사에 김재호에게 2루타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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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