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⅔이닝 8실점’ 해커, 한국무대 최악의 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2 21: 59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NC의 승리 아이콘으로 자리했던 에릭 해커(32)가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LG의 집요한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고 여러 불길한 상황이 겹치며 무너졌다.
해커는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⅔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두 번째 패전을 떠안았다. 해커가 선발 등판해 3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자 한국무대 데뷔 이후 두 번째다. 그런데 첫 번째 사례였던 2014년 8월 2일 문학 SK전(1⅔이닝) 당시는 손에 타구를 맞아 부상 상태로 교체된 것이었다. 사실상 한국무대 데뷔 후 최악의 조기강판이었던 것이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는 결정구가 몰리며 LG 타자들의 방망이에 맞아 나갔고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도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수비 상황에서도 불운한 상황이 몇 차례 나오며 심리적으로도 크게 흔들렸다.

2-0으로 앞선 2회에 4실점했다. 선두 한나한에게 좌전안타, 이병규에게 우전안타, 그리고 1사 후 문선재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최경철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2사 후에는 오지환에게 투수 앞 내야안타를 맞아 다시 1점을 내줬고 이어 김용의에게 좌익수 옆 2루타를 허용하며 4점으로 실점이 불어났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러나갔다.
3회에는 1사 후 양석환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고 문선재의 중전안타는 이종욱의 키를 넘어가며 2루타가 되는 불운이 겹쳤다. 이어 문선재의 3루 도루를 멍하니 허용했고 황목치승의 번트 때는 3루 주자에 신경을 쓰는 사이 1루 주자와 타자 주자가 모두 살아 다시 만루에 몰렸다.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을 때는 폭투까지 나오며 6번째 실점을 했고 김용의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8실점 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해커의 올 시즌 최다 자책점은 5실점(4월 12일 마산 SK전 4이닝 5실점)이었다. 반면 1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7번이나 됐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한국무대 데뷔 후에는 6자책점 경기가 두 번 있었을 뿐 7자책점 이상 경기는 없었는데 이날이 최악의 경기로 기록됐다. 경기 전까지 2.80이었던 해커의 평균자책점은 순식간에 3.76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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