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실책' 오승택, 시련 이겨내야 성장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6.03 06: 03

열흘 전 하루에 홈런 3개를 치며 '신데렐라'가 됐던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오승택(24)이 이번에는 하루에 실책 3개를 저지르면서 마법에서 깨어났다.
오승택은 2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1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최근 9경기 타율 4할4푼4리에 5홈런 13타점으로 타격재능을 마음껏 뽐내왔던 오승택이지만 이날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격 성적은 타율 3할1리 6홈런 19타점, 사실 안타를 못친 건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실책 3개는 뼈아팠다.
현재 오승택은 여러 포지션에 번갈아가며 출전하고 있다. 1루수 박종윤, 2루수 정훈, 3루수 황재균, 유격수 문규현으로 이미 주전이 짜여있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빈자리에 들어가고 있다. 타격이 불을 뿜으면서부터는 교체가 아닌 꾸준히 선발출전을 하고 있는데, 황재균 복귀 전까지는 3루를 보다가 이후에는 1루와 유격수로 출전 중이다.

원래 오승택의 포지션은 유격수와 3루수. 2루와 1루 소화도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숙련도는 떨어진다. 그렇지만 오승택은 최근 1루수 출장경기를 늘려가고 있다. 주전 1루수 박종윤의 발등 상태가 아직 완전치 않은데다가 오승택의 타격이 워낙 좋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익숙하지 않은 1루수 미트가 야속할 뿐이다.
오승택은 1회 박한이의 강습 땅볼을 처리하려다 포구하지 못해 1루에 살려주고 말았다. 이후 이승엽 앞에 만루위기를 초래하는 등 롯데에 위기가 왔지만 이상화가 실점없이 넘겼다. 3회 역시 마찬가지, 이번에는 2사 후 최형우의 땅볼타구를 잘 잡아 1루에 베이스커버를 들어갔던 이상화에게 토스를 했는데 이게 빗나가며 2번째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선수가 계속해서 실책을 저지를 때 감독의 선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교체하는 것, 나머지 하나는 그라운드에서 이겨내라고 계속 출전시키는 것이다. 이종운 감독은 후자였다. 오승택은 8회 익숙한 유격수 자리로 돌아갔지만 여기서 또 박한이의 정면 땅볼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 3번째 실책, 앞선 2개와 다른 점이라면 오승택의 실책을 시작으로 롯데는 5점을 내주며 7-13으로 패했다는 사실이다.
앞서 47경기에서 실책 2개를 기록 중이었던 오승택은 하루에 실책 3개를 더했다. 이 감독이 제 포지션이 아닌 곳에 계속해서 오승택을 내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주전선수의 컨디션 문제도 있지만, 결국은 오승택이 이겨내야 할 일이라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정도 시련에 주저앉는다면 나중에 주전으로 도약해서도 계속해서 정신력은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올해로 3번째 맞이하는 1군이지만, 오승택은 여전히 신인이다. '하루에 홈런 3개도 쳐봤는데, 실책 3개도 한 번 정도는 할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물론 실책을 줄이기 위해 구슬땀을 쏟는 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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