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 실패로 돌아간 한화의 대타 작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03 06: 09

한화는 올 시즌 대타 작전을 가장 자주 구사하는 팀이다. 승부처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카드로 대타를 요긴하게 활용한다. 지난달 30일 울산 롯데전에서 8회초 이성열이 대타로 나와 역전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린 게 좋은 케이스다. 
그러나 반대로 너무 일찍 패를 꺼내들어 실패하기도 한다. 지난 2일 목동 넥센전이 안 좋은 케이스였다. 이날 한화는 넥센과 연장 11회 접전 끝에 7-8로 패했다. 타선의 지원에도 마운드가 버티지 못했으며 마지막 끝내기 순간에는 수비가 아쉬웠다. 
하지만 이에 앞서 아쉬운 대타 작전이 발목을 잡았다. 두 번의 대타 작전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너무 서두른 나머지 패배를 자초한 꼴이 됐다. 

한화의 대타 작전은 이례적으로 1회부터 시작됐다. 1회초 2사 만루 찬스, 주현상 타석이 되자 김성근 감독은 왼손 이종환을 투입했다. 사이드암 한현희를 초반부터 무너뜨리기 위한 승부수. 그러나 주현상은 한 타석도 들어서지 못한 채 경기에 빠졌고, 이종환은 2루 땅볼 아웃됐다. 이종환도 1회말 수비에서 권용관으로 교체돼 시작부터 야수 2명을 소모했다. 
이어 5-6으로 뒤진 6회초 무사 1·2루 찬스 이성열 타석에서는 송주호 카드를 꺼내들었다. 3회 솔로 홈런을 터뜨린 이성열이었지만, 보다 확률 높은 번트를 위해 송주호를 투입한 것이다. 하지만 상대 폭투로 1~2루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하며 송주호는 번트 대신 타격에 임했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으로 한화는 무사 2·3루에서 한 점을 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문제는 송주호가 타율 1할대 타자라는데 있다. 이성열도 올해 4개의 희생번트를 성공한 바 있지만 굳이 송주호를 투입한 것은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됐다. 3번 타석에 들어선 송주호는 7회 헛스윙 삼진, 10회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중심타선에서 연결을 못했다. 상대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고, 감이 좋고 장타력이 있는 이성열의 존재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대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김 감독은 "우리는 뒤에서 승부를 볼 대타가 필요하다. 찬스를 만드는 대타, 승부를 걸 때 쓰는 대타, 그냥 쓰는 대타 3종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보통 김 감독은 대타 카드를 뒤에서 승부하기 위해 아껴두는 스타일이었지만 최근에는 앞에서 일찍 카드를 쓰며 야수 소모로 연결되고 있다. 
한편 올해 한화는 대타 타율이 1할9푼1리로 10개팀 중 8위에 올라있다. 대타 타율 1위는 두산(.333)이고, 롯데(.156)가 최하위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