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PHEV를 사실상 전기차로 쓰는 법”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5.06.03 10: 35

‘친환경차’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 보다 더 가까이 와 있다. 업계에서의 대처는 이미 ‘친환경차 시대’가 도래한 듯 종종걸음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보편성’의 모순이다. 친환경차의 보편화가 더디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펼칠 수 없어 차량 가격이 비싸고, 전기차는 열악한 충전 인프라로 사용성이 떨어진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더 적극적으로 친환경차를 내놓는 것도 ‘모순’을 부채질 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비싼 차에 친환경 기능이 가미되면서 차 가격은 더욱 높아진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아직은 ‘보편성’ 보다는 ‘상징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아우디가 우리나라 시장에 콤팩트 PHEV ‘A3 스포트백 e-트론’을 하반기 출시하기로 결정하고 차량 성능을 언론에 먼저 공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차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만큼 답답한 마음도 커져 갔다. 정작 이런 차가 꼭 필요한 이들에게 접근성이 부여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은 아우디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내연기관을 단 ‘A3 스포트백’은 지난 1월에 국내에 들어왔고 ‘e-트론’은 같은 모델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아우디가 한국시장에 ‘친환경차’의 대표 모델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아우디는 이미 2010년 순수 전기차 A1을 개발해 유럽 시장에 출시했지만 우리나라는 충전 기반 시설이 태부족이다. 사실상 일상에서 전기차를 운행할 수 없는 지경이다. 여기에 순수 전기차로는 아우디가 추구하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만족시키기도 어려웠다. 이 같은 배경에서 PHEV가 대안으로 부각 됐다.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은 ‘친환경차’라는 상징성을 지니면서도 순수 전기차가 충족시키지 못하는 요소들을 정확하게 갖추고 있다. ‘친환경성’을 기본으로 아우디 본연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용자의 의지에 따라 ‘순수 전기차’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처한 환경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PHEV인 셈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을 두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2대를 구입하는 개념으로 봐 달라”고 했다. 기존의 하이브리드가 운동에너지로 전환되지 않고 소멸 되는 에너지를 모았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라면, e-트론은 ‘순수 전기차를 보완하는 용도’로 하이브리드를 장착한 케이스라는 주장이다.
A3에서 PHEV 개념을 정립한 아우디는 향후 출시 될 친환경 모델에서도 이 개념을 그대로 적용한다. 3.0 TDI 엔진과 결합한 Q7 e-트론 PHEV가 개발을 완료해 곧 출시 될 예정인데 이 차는 아우디 최초로 디젤 엔진을 장착한 PHEV가 된다. 또한 내년에는 2.0 TFSI 엔진과 결합한 A4 e-트론도 출시 될 예정이다. A4 e-트론은 가솔린 엔진은 전륜 구동을 담당하고 모터는 후륜 구동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시승행사는 전기차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제주도 일원에서 열렸다. 청정지역 제주도와 순수 전기차로의 사용성을 표방하는 ‘A3 스포트백 e-트론’은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다.
‘A3 스포트백 e-트론’이 품고 있는 2개의 심장을 먼저 살펴보자. 내연기관은 1.4 TFSI 가솔린 엔진이다. 150마력에 토크는 25.5kg∙m. 여기에 75kw짜리 전기 모터를 얹었다. 75kw는 약 100마력의 출력을 낸다. 이 모터가 내는 토크는 33.6kg∙m이다.
각자 만만찮은 성능을 보이는 두 기관을 합치면 출력은 204마력, 토크는 35.7kg∙m이 된다. 150마력짜리 내연기관과 100마력짜리 전기모터가 한꺼번에 힘을 내면 산술적으로 250마력이 돼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204마력이 최대 출력이다.
디젤엔진을 쓰는 ‘아우디 A3 스포트백’의 제원을 보자. 배기량 1.6L인 25 TDI 모델은 최대출력이 110마력, 최대토크가 25.5kg∙m이고, 배기량 2.0L인 35 TDI 모델은 최대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7kg∙m이다. ‘A3 스포트백 e-트론’이 두 모델보다 출력과 토크면에서 우월하다.
시승에서의 관심은 사실 출력보다는 ‘전기차 성능’에 가 있었다. 시승 코스가 ‘A3 스포트백 e-트론’의 빼어난 퍼포먼스를 체험할 수 있는 구성은 아니었다. 최대출력 204마력을 몸으로 느끼기에는 제주도의 도로 환경이 적합하지 않았고, 고속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제주의 풍광이 아깝기도 했다.
순수 전기차는 아니지만 ‘순수 전기차처럼 쓸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술적 배경은 ‘강제적 EV모드’에 있었다.
‘A3 스포트백 e-트론’에서는 상황에 따라 4가지의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순수 전기차로 사용하는 ‘EV 모드’, 차가 엔진을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하이브리드 오토 모드’, 남은 전기를 나중에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재 배터리 충전량을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홀드 모드’, 배터리를 다 소모해 충전만 하도록 하는 ‘하이브리드 충전 모드’가 그것이다.
순수 전기차의 특성을 내는 ‘EV 모드’는 차가 출발할 때 기본적으로 설정 돼 있는 모드다. ‘EV 모드’를 계속해서 설정하면 배터리가 방전 되기 직전까지 전기차로 활용이 가능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당연한 듯 따르는 엔진음 대신 모터음만 들린다. 가속 능력도 답답하지 않다. 전기모터로만 시속 60km 속도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4.9초다. 시내 주행이라면 기동력이 매우 우수한 편에 속한다.
순수 전기차라면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최대 거리도 중요하다. ‘A3 스포트백 e-트론’은 유럽 기준으로 50km를 달린다. 시승행사는 통제관의 지시에 따라 여러 가지 모드를 시험하느라 최대 주행거리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다만 순수 전기 모터로 최고 속도 130km/h를 낸다는 출력 성능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아우디의 발표대로 ‘A3 스포트백 e-트론’이 전기모터로만 50km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면 웬만한 거리의 직장인은 내연기관의 사용 없이 출퇴근차로 이 차를 쓸 수 있다.
그런데 전제조건이 까다롭다. 가정에 전기 충전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하고, 만약을 위해 회사 주차장에도 충전시설이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웬만한 직장인이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차량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세 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도 만만치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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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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