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언 주저' 정몽준, 이유는 블래터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6.03 17: 46

정몽준 회장이 조심스럽게 FIFA 회장 출마 의사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완전한 발표는 아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긴급 퇴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 명예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를 잡아 새롭게 노력했으면 좋겠다. 블래터 회장의 사임 이후 차기 FIFA 회장에 대한 관심이 많다. 특히 나에게 질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 현재 신중하게 생각중이다"면서 "여러 인사들을 만나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명예회장은 "블래터 회장의 사퇴 변을 보면 집행위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몰아넣고 있다. 또 차기 회장이 결정될 때까지 자신이 개혁을 주도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따라서 블래터 회장은 업무를 펼쳐서는 안된다. 정말 유감스러운 것은 현재 사무국장도 업무를 중지해야 한다. 제롬 발케 사무국장도 문제가 많다. 그들이 선거 관리를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3일 블래터 회장은 5선을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사퇴했다. 지난 1998년 처음 FIFA 회장에 오른 블래터 회장은  이후 17년 동안 FIFA를 좌지우지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러나 블래터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FIFA의 비리 논란으로 위기 상황에 놓였었다. 최근 불거진 비리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FIFA의 고위 간부들을 체포하며 그들에게 공갈 및 금융사기, 돈세탁, 탈세, 국외계좌 운영 등 47개의 혐의를 적용했다.
결국 갑작스러운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퇴했다. 새 FIFA 회장은 오는 12월∼내년 3월 사이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FIFA 규정상 임시총회까지는 블라터 회장이 직위를 유지한다.
정몽준 명예부회장은 FIFA 회장 선거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해 블래터 회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정 명예회장은 당시 성명서를 통해 "FIFA의 부패는 구조적이고 뿌리가 깊다. 블래터 회장이 FIFA의 수장으로 지낸 기간 동안 부패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고 5선에 도전하는 블래터 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자신의 자서전인 '나의 도전 나의 열정'을 취재진에 제공했다. 그의 자서전에는 블래터 회장이 벌인 부패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특히 그동안 문제가 됐던 연임과 각종 비리들에 대해 언급되어 있다.
현재 블래터 회장은 사면초가인 상황. 지난 28일 스위스 경찰과 FBI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등을 둘러싸고 FIFA 내부에서 1억 5000만 달러(약 1670억 원) 규모의 비리가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FBI는 14명의 FIFA 고위 관계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을 기소했다. 그 중 7명은 체포된 상황이다. 수사기관에서는 비리의 중심에 블래터 전 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정 명예회장은 기회를 잡았다. 새로운 국면을 맞았기 때문. 정 명예회장은 2011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에게 패해 부회장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하지만 정몽준 명예회장은 그동안 블래터 회장의 반대에 서 있었다. 항상 다른 의견을 냈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따라서 정 명예회장에게 이번 사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상대가 퇴출한 것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에 따라 정 명예회장은 FIFA 대권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인 미셸 플라티니 회장과 함께 정몽준 명예회장은 알 후세인 왕자와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특히 알 후세인 왕자와는 2011년 맞대결을 펼쳤다가 패한 기억이 있다. 따라서 정 명예회장은 기회를 노릴 수밖에 없다. 블래터 회장이 물러난 가운데 무주공산이 된 유럽파를 차지하게 된다면 경쟁에서 크게 밀릴 것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정몽준 명예회장이 조심한 것은 당연히 이유가 있다. 무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나타나겠다는 의지를 나타난 점이다. 특히 자신의 정적인 블래터 회장이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FIFA에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0bird@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