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보증수표’ 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이 또 불펜을 쉬게 했다.
유희관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 1실점했다. 타선 지원까지 든든하게 받은 유희관은 손쉽게 시즌 8번째 퀄리티 스타트(QS)와 함께 팀의 8-1 승리 속에 7승(2패)째를 챙겼다.
이번 시즌 자신이 치른 11경기에서 유희관은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6이닝을 넘겼다. 그만큼 나왔다 하면 경기의 ⅔이상은 혼자서 책임진다는 뜻이다. 6이닝을 채우지 못한 4월 7일 잠실 넥센전에서 12피안타 5실점을 하면서도 5⅔이닝을 버텼으니 이닝 소화 능력은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역시 유희관은 순조롭게 이닝을 지워 나갔다. 1회초 선두타자 신종길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민우의 희생번트에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지만 유희관은 브렛 필과 정면승부를 하지 않는 신중함까지 보이며 무실점했다. 2회초와 3회초는 유희관다운 빠른 승부로 삼자범퇴를 해냈다.
유일한 실점은 4회초에 나왔다. 선두 김주찬을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 던진 싱커가 공략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이 된 것. 그러나 이후 추가 실점하지 않은 유희관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4회말 타선이 4득점해 팀이 5-1로 앞서자 한결 가벼워진 어깨로 여유있게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5회초부터의 투구도 순조로웠다. 1사에 외야 우중간에 떨어진 김호령의 2루타를 제외하면 큰 위기가 없었다. 후속타자 신종길과 김민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유희관은 6회초부터 두 이닝을 다시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빠른 카운트에 승부하며 투구 수 관리에도 성공했다.
8회초도 공 9개로 짧게 끝낸 유희관은 투구 수 103개에서 피칭을 마쳤다. 1회초에만 볼넷이 2개 있었을 뿐, 2회부터는 완벽한 피칭만 반복됐다. 좀 더 힘을 낸다면 완투도 기대할 수 있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유희관이 많은 이닝을 끌고 가준 덕분에 두산 불펜은 1이닝만 던지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우타자가 다수 포진한 KIA 타선을 맞아 이날도 유희관의 싱커는 빛을 발했다. 또한 2S 이후 스트라이크존 안쪽으로 꽂아넣는 130km대 초반의 포심 패스트볼도 타자들이 대처하기엔 쉽지 않았다. 여러 차례 루킹 삼진으로 수 싸움에서도 승리했음을 증명한 유희관은 다승과 최다이닝 부문에서도 토종 선두로 올라섰다.
nick@osen.co.kr
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