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졌지만 강민호는 삼성 투수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롯데는 삼성과의 포항 3연전에서 모두 패하고 말았다. 이승엽의 400호 홈런 달성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롯데는 맥없이 주저앉았다. 6연속 위닝시리즈로 벌어놓은 승패마진도 많이 소모돼 이제 28승 27패, 겨우 +1이 됐다.
비록 롯데 성적은 안 좋았지만 강민호는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모두 홈런을 날렸고, 타점도 꼬박꼬박 신고했다. 1차전에서 3타수 3안타에 5타점을 몰아치더니 2차전은 솔로포 한 방으로 타점을 올렸다. 이승엽의 400호 홈런이 나왔던 이날 롯데는 윤성환에게 틀어막혀 단 2안타 1득점에 그쳤는데, 강민호가 그나마 자존심을 세웠다. 4일 3차전 역시 강민호는 4타수 2안타에 홈런 1개 2타점으로 활약했다.

주중 3연전 강민호의 성적은 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타율 6할6푼7리다. 시즌 성적은 타율 3할4푼5리에 18홈런 52타점, OPS는 무려 1.202다. 리그 홈런랭킹 단독 2위, 타점은 3위이며 OPS 역시 3위를 달리고 있다. 중요한 건 포수마스크를 쓴 상황에서 이러한 타격 성적을 찍고 있다는 점인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kbreport 제공) 4.28로 유한준(넥센)과 함께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단순히 홈런과 타점만 놓고 보면 이미 강민호는 작년 시즌을 뛰어 넘었다. 작년 강민호는 16홈런 40타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홈런이 2개 많고 타점은 12점이 많다. 중요한 건 리그 진행률이 고작 38%밖에 안 됐다는 점이다.
선수가 득점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알아보고 싶을 때 RC(Runs Created:득점생산력)를 보면 된다. 빌 제임스가 고안한 이 기록은 특정 팀 선수의 RC를 구한 뒤 모두 더하면 전체 팀 득점과 거의 일치하게 된다. 비율기록이 아닌 누적기록이라 현재 그 선수가 득점에 얼마나 공헌을 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강민호의 현재 RC는 48.7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의 팀득점이 323점이니 홀로 팀 득점의 15%를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작년 강민호의 RC는 44에 불과했다. 이미 작년 RC를 넘어선 것이다. 2013년 RC는 51.2였는데 이것 역시 얼마 남지 않았다.
강민호의 RC 커리어하이 시즌은 2008년으로 74.3을 기록했었다. 당시 롯데의 총 팀득점은 624점, 강민호는 이 가운데 11.9%를 책임졌다. 올해 롯데의 강민호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지금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면 세 자릿수 RC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 RC 공식 : (2.4C+A)(3C+B)/9C-0.9C
A : 안타+볼넷-도루실패+몸에 맞는 공-병살타
B : 1.125*단타+1.69*2루타+3.02*3루타+3.73*홈런+0.29*(볼넷-고의4구+몸에 맞는 공)+0.492*(희생번트+희생플라이+도루)-0.04*삼진
C : 타수+볼넷+몸에 맞는 공+희생번트+희생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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