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선발진에 희망이 꽃 피고 있다.
kt는 4일 수원 SK전 전까지만 해도 올 시즌 단 한 번도 2경기 연속 선발승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선발진이 든든하지 않았지만 불펜도, 타선도 선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엔 유망주 투수 박세웅(롯데)을 내주면서 공격력을 강화했다. 분명 타선의 짜임새가 생겼으나 선발 마운드는 여전히 휘청거렸다.
그랬던 kt 마운드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명실상부 팀의 에이스인 크리스 옥스프링(38)과 토종 에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좌완 투수 정대현(24)이 있다. kt는 최근 10경기에서 4승을 챙겼는데, 그 중 정대현이 2승, 옥스프링이 1승씩을 책임졌다. 먼저 지난해와 몰라보게 달라진 정대현의 호투가 있었다.

정대현은 지난달 28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후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 등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2연패에 빠져있던 kt에 희망을 안겨줬다. 이어 옥스프링이 5월 29일 수원 두산전에 등판했다. 옥스프링은 7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기록을 세웠지만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수비들도 옥스프링을 충분히 돕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kt는 4연패에 빠졌다. 그 4연패 동안 총 47실점을 하며 마운드가 크게 흔들렸다. 믿을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팀이 4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정대현이 3일 SK를 상대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등판에서 호투했기에 부담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차분히 경기를 풀어갔다. 선제 실점하고도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 2연승과 함께 팀 연패를 끊었다. 특히 1개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은 점이 정대현의 성장을 증명했다.
4일 SK전에선 옥스프링이 등판했다. 올 시즌 가장 꾸준한 투수가 옥스프링이었다. 그동안 득점 지원과 수비 도움이 부족했을 뿐, 충분히 제 몫을 다해줬다. 이번에도 옥스프링은 변함없었다. 1회 3피안타로 금세 2실점했다. 하지만 옥스프링은 패스트볼을 앞세운 공격적 피칭으로 이닝을 하나씩 늘려갔다. 결과는 9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 완투승. 타선에선 넉넉히 7점을 지원했고, 야수들의 수비도 깔끔했다.
특히 kt는 이날 승리로 창단 첫 2경기 연속 선발승에 성공했다. 그동안 오락가락했던 마운드지만, 선발 투수들이 2경기를 깔끔하게 막았다. 정대현, 옥스프링의 호투로 2경기 동안 불펜진이 등판할 기회는 2이닝뿐이었다. 그것도 장시환이 혼자 막아낸 이닝이었다.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로 연패 기간 동안 침체에 빠졌던 불펜진은 모처럼 휴식을 가졌다.
이 기세를 이어 고졸 신인 엄상백(19)이 5일 대전 한화전에 등판한다. 엄상백도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달 30일 수원 두산전에서 6이닝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진에 힘을 불어넣은 바 있다. 엄상백까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kt 마운드도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의 영입으로 타선이 힘을 내고 있는 상황. 서서히 kt에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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