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봉중근(35)이 마무리 전업 4년 만에 개인 통산 100세이브 기록을 돌파했다. 만 31세의 나이에 마무리를 시작했지만, 100세이브 고지 점령 속도는 누구보다 빨랐다.
봉중근은 지난 4일 마산 NC전에서 9회 1이닝을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막고 LG의 4-1 승리를 지켰다. 시즌 6세이브 및 통산 100세이브 순간이었다. KBO 역대 15번째 기록으로 LG 투수로는 김용수(227세이브)에 이어 두 번째 100세이브 투수의 탄생이었다.
지난 2007년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봉중근은 원래 선발투수였다. 특히 2008년 11승, 2009년 11승, 2010년 10승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암흑기 LG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1년 팔꿈치 수술로 4경기만에 시즌 아웃됐다.

'마무리' 봉중근의 역사도 2012년 복귀와 함께 시작됐다. 그해 LG는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마무리를 맡았으나 제구 난조로 선발 복귀했고, 4월 3경기를 구원으로 시험 가동한 봉중근이 5월부터 마무리 전업했다. 그해 5월1일 잠실 한화전에 데뷔 첫 세이브.
2012년 봉중근은 26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투수로 안착했고, 2013년에는 38세이브를 따내며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2014년에도 봉중근은 30세이브를 올리며 2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했다. 마무리투수 전업 첫 3년 평균자책점도 1.81에 불과할 정도로 위기에 강했다.
마무리 4년차가 된 올해 초반 연일 불안한 투구로 일대 위기를 맞았지만 4월29일 대구 삼성전을 시작으로 최근 12경기에서 11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위력을 찾았다. 기세를 몰아 100세이브를 등정했다. 통산 276경기 만으로 역대 15명의 100세이브 투수 중에서 10번째로 빨랐다. 나이는 만 34세10개월20일로 사상 첫 100세이브 투수였던 권영호(35세8개월9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선발 기간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초고속 100세이브 등정이다. 마무리로 전업한 2012년부터 166경기 만에 100세이브를 따냈기 때문이다. 역대 KBO 최소경기 100세이브는 오승환(한신)이 삼성 3년차 시절이었던 2007년 9월18일 무등 KIA전에 기록한 180경기. 물론 오승환도 데뷔 첫 해 중간계투로 시작해 후반기부터 마무리를 맡았지만 봉중근의 세이브 쌓기 속도는 그에 뒤질 것이 없다.
한편 봉중근이 100세이브를 쌓는 동안 블론세이브는 2012년 1개, 2013년 3개, 2014년 6개, 2015년 2개로 총 12개. 세이브 성공률 89.3%로 90%에 육박한다. 특히 동점 및 역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거둔 터프세이브가 15개였고, 1점차 타이트한 상황에서 따낸 세이브가 무려 31개였다. 초고속 100세이브는 순도도 만점이다. 시즌 초반 잠깐 부진했어도 100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봉중근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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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