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보여준 것이 없다. 연봉삭감은 당연하다”
성숙해진 이동준(35, SK)이 새로운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SK는 지난달 15일 주희정과 신재호를 삼성에 내주고 이동준과 이정석을 받는 2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동준과 이정석은 나란히 보수총액 1억 8000만 원에 삼성과 재계약을 맺은 뒤 곧바로 SK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보수 4억 원을 받았던 이동준은 평균 13분을 뛰며 5.2점, 2.2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07년 프로데뷔 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그는 신인 김준일에게 주전자리를 내주고 출전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김준일을 키우기 위해 이동준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했다. 연봉도 절반 이상 깎였다.

양지 SK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는 이동준과 만났다. 트레이드로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을까. 그는 “작년에 그렇게 보여준 것이 없어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프로니까. 내가 미워서 그런 것이 아니다. 자연적으로 프로생활을 하다보면 업&다운이 있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내려갔으면 올라가야한다”며 담담하게 트레이드를 받아들였다.
삼성에 특별히 섭섭한 감정보다 미안함이 앞서는 이동준이다. 문태영을 영입한 삼성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준은 “특별히 삼성과의 첫 경기 생각은 안한다. 나도 삼성에 3년 있었기 때문에 잘됐으면 좋겠다. 그 동안 너무 고생했다. 이제 잘해야 한다. 응원하고 있다. (문)태영이 형이 그렇게 될 줄 몰랐는데, 돈을 많이 받아서 좋다”며 문태영의 삼성 입단을 축하했다.
이동준은 친형 이승준과 뛰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누가 많이 뛰는지 전혀 상관 없다. SK의 우승만 바란다. 이동준은 “개인적으로 비시즌이 너무 길었는데 9월 개막은 나에게 잘된 것 같다. 비시즌에 우리가 가장 세진 것 같다. 하하. 다들 뭐 잘한다. 근데 어디가 더 보기에 강하다 하는 것보다 누가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추고 강한 팀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도 우승은 우리가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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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