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업체들로 촉발된 디젤의 인기는 아웃도어 라이프 대세에 RV 판매 증대내수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의 영향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러한 디젤 열풍에 대응이 한 발 늦었던 국내 업체들의 디젤 세단 판매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국내 완성차 업체 5개가 발표한 5월 판매 실적은 전월 대비는 물론, 전년 동월 대비 전체적으로 내수 부진을 면치 못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쌍용차와 기아차는 ‘티볼리’와 ‘카니발’ 신차 효과로 체면은 챙길 수 있었다.
RV를 제외한 승용차는 여전히 맥을 못 추렸지만 한국지엠의 ‘말리부 디젤’와 현대차의 ‘i40’와 ‘그랜저’의 디젤, 르노삼성의 ‘SM5 D’가 대표하는 중형 디젤 세단에 대한 수요는 꾸준했다.

언제나 판매량 부족으로 지적을 받지만 ‘i40’는 전체 판매량의 약 70%를 디젤이 차지하고 있다. 4월까지 팔린 870대 중에 615대가 디젤 모델이다. ‘그랜저’는 지난 해 디젤 모델을 추가, 6월 205대를 시작으로 7월에는 판매가 1709대로 껑충 뛰어올라 전체 판매량 중 약 11%를 기록했고, 이는 더욱 늘어나 올 4월까지는 2만 7830대 중에 4971대가 팔려 약 18%로 증가했다.
한국지엠의 ‘말리부 디젤’의 기세는 더 대단하다. 1월부터 5월까지 2931대가 판매됐으며 이는 전체 판매량 6559대 중 무려 45% 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올해 ‘말리부’를 산 소비자 2명 중에 한 명은 디젤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르노삼성의 ‘SM5 D’도 기존 TCE와 가솔린, 그리고 LPi에 추가로 투입되면서 ‘SM5’의 판매량 중 1/4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5월 300대 수준을 유지하던 TCE가 올해 들어 106대, 112대, 114대, 157대, 108대로 판매량이 절반 이해로 떨어진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SM5 D’는 올해 458대, 739대, 593대, 446대, 526대로 전체 판매량의 추이를 따라가면서도 ‘SM5’의 올 5월까지 매월 판매량 2000대 돌파에 충분한 몫을 하고 있다.
한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비록 수입차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가격 경쟁력과 편의사양 등으로고객들의 니즈를 채워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RV뿐만 아니라 쏘나타와 K5 등 세단 신차 모델도 있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디젤 인기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디젤의 수요가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달리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경향이 있다”며 “환경 규제 강화와 디젤에 대한 피로도 증가가 맞물려 가솔린으로 시장의 판도가 급격하게 바뀔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1분기까지 내수 시장에서의 디젤 판매량은 국산과 수입차를 합쳐 총 14만 9731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6% 증가했으며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는 44.2%를 차지, 분기별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fj@osen.co.kr
한국지엠 ‘말리부 디젤’(위)와 르노삼성 ‘SM5 D’./ 각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