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약처방’ SK, 아직은 응답 없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5 22: 33

코칭스태프 개편이라는 충격요법을 쓴 SK였지만 타선의 확실한 응답은 아직이었다. 집중력 측면에서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여전히 잔루는 많았고 주루 플레이는 불안했다.
SK는 5일 오전 코칭스태프 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1군 타격을 맡았던 김무관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고 정경배 코치를 1군 메인코치로, 그리고 2군 타격코치였던 강혁 코치를 승격시켰다. 그 외 조 알바레즈 코치, 조원우 코치, 백재호 코치의 보직도 조금씩 바뀌었다. 최근 저조한 성적에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강수였다.
최종 결정을 내린 김용희 SK 감독은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탓에 이날 표정이 어두웠다. 사실 최근 팀 타격의 부진을 오롯이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 감독도 “김무관 코치의 방식이나 노력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일찍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타격코치가 바뀐다고 해서 팀 타격이 한 번에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시즌 중 기술적인 측면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다만 팀 분위기를 다잡고 감독부터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상황과 임무를 되새긴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었다. 어찌 보면 김 코치는 그런 과정의 희생양이었다.
이런 무거운 분위기 탓에 5일 잠실 LG전을 앞둔 SK의 덕아웃 분위기는 비교적 가라앉아 있었다. 최고참인 박진만은 “선수들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했다. 선수들도 되도록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려 애썼지만 인위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여기에 이날 상대 선발은 LG의 에이스인 핸리 소사였다. 그리고 소사는 4회까지 최고 158㎞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며 SK 타자들을 위협했다. 좀처럼 정타가 나오지 않았고 삼진만 쌓여갔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SK 타자들은 집중력을 발휘하려 애썼다. 0-1로 뒤진 5회에는 1사 후 박정권이 우전안타로 출루했고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단번에 득점권에 나갔다. 나주환의 팀 배팅으로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정상호가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6회도 대량득점은 없었지만 비교적 득점 루트에 짜임새가 있었다. 선두 이명기가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자 박계현이 희생번트로 이명기를 2루에 보냈고 이재원이 곧바로 좌전 적시타로 주자를 불러들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소사의 구위는 건재했고 SK는 6회 1사 1,2루의 도망갈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7회 동점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SK가 쫓기는 상황이 됐고 가뜩이나 연패의 짐이 무거운 SK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SK는 9회 이명기가 선수들에게 투혼을 불어 넣는 슈퍼캐치로 분위기를 살렸지만 10회 1사 1,2루의 기회도 날리며 다시 분위기가 처졌다.
결과론적으로 세 차례의 주루사가 아쉬웠다. 1회 이명기, 7회 정상호, 8회 박정권이 모두 2루로 뛰다 아웃됐다. 이명기를 제외하면 두 선수 모두 작전에 의한 도루로 보였으나 타석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며 횡사했다. 이 주루사는 SK 타선의 흐름을 곳곳에서 끊어먹었다. 스스로 무너진 SK를 기다린 것은 3연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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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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