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캐치+3안타’ 이명기, 공수 양면 맹활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5 22: 34

이명기(28, SK)가 공수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공격에서는 멀티히트, 수비에서는 슈퍼캐치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런 필사적인 노력도 승리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명기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선발 1번 좌익수로 출전한 이명기는 타석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는 등 총 네 번을 출루하며 리드오프의 몫을 했다. 1회, 그리고 6회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모두 타구의 질이 좋았다. 특히 1-1로 맞선 상황이었던 6회 안타는 팀의 리드로 이어지는 안타로 가치가 있었고 연장 12회 2사 1루에서는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마지막까지 팀에 희망을 선사했다.
시즌 초반 3할3푼대까지 타율을 끌어올리며 올 시즌도 순항하는 듯 했던 이명기였다. 그러나 5월 2일 광주 KIA전에서 심동섭의 투구에 머리를 맞는 이른바 헤드샷 사태를 겪은 뒤 타율이 급추락했다. 사구 후유증으로 타격 밸런스가 잘 잡히지 않았고 한 번 무너진 감을 되찾기는 쉽지 않았다. 급기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하는 등 이른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천부적인 타격 재능은 어디가지 않았다. 5월 중순부터 서서히 타격감을 살린 이명기는 지난 5월 28일 롯데전부터 이날까지 8경기 연속 안타를 만들어갔다. 여기에 스스로 잘 나오지 않는다며 푸념했던 좌우중간의 질 좋은 타구가 나온다는 것도 고무적이었다. 김용희 SK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이명기의 타구질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곧 올라올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도 멀티히트로 활약한 이명기는 한 때 2할7푼6리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2할9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9회에는 환상적인 수비로 팀을 패배 수렁에서 건져냈다. 1사 상황에서 양석환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해 크게 뻗어나갔다. 홈런이 되지는 않더라도 펜스 상단에 맞고 튀어 나오는 타구였다. 이명기가 끝까지 쫓아갔으나 이 공을 직접 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집중력을 유지한 이명기는 마지막 순간 뛰어 올랐고 펜스 상단에 맞을 만한 공을 직접 잡아내는 환상적인 호수비를 선보였다. 만약 이 수비가 실패했다면 공이 맞고 튀어 최소 2루타, 혹은 3루타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이명기의 호수비 하나가 SK를 구한 셈이 됐다. 비록 팀은 연장 접전 끝에 졌지만 아직은 죽지 않은 SK의 근성을 보여주기는 모자람이 없는 수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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