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영건’ 불펜 트리오 희망 던졌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6.06 05: 42

kt 위즈의 '영건' 불펜진에서 희망을 봤다.
kt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경기 초반부터 선발 엄상백이 실점하며 5-6으로 패했다. 3연승 달성엔 실패했으나 kt는 모처럼 경기 후반 끈질기게 따라붙는 모습을 보여줬다.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는 한 판이었다.
특히 영건 불펜진이 보여준 활약이 돋보였다. 엄상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조무근은 2015년 대졸 신인, 안상빈은 2014년 고졸 신인, 고영표는 2014년 대졸 신인 투수다. 즉 엄상백을 포함해 모두 순수 신인이거나 프로 2년차 선수들이었다. 선발 엄상백은 2이닝 7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공이 높게 형성되면서 한화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수원 두산전 6이닝 1실점의 상승세를 잇는 데 실패했다.

kt는 1회부터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엄상백이 6실점하며 1-6으로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한화 선발 쉐인 유먼의 피칭도 빛났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일품이었다. 하지만 3회부터 가동된 kt 불펜진도 만만치 않았다. kt는 그동안 경험이 부족한 불펜진으로 고민이 많았다. 타이트한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 점이 컸다.
그러나 엄상백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조무근은 침착하게 호투를 이어갔다. 3회 첫 타자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타를 철저히 막았다. 4회 역시 선두타자 강경학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출루를 허용했다. 그 후엔 신성현, 이용규를 범타 처리했고, 이성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까지 3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였다. 주무기 슬라이더를 활용해 롱릴리프 임무를 완벽히 해냈다.
이후 등판한 안상빈도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1군 복귀 후 2경기서 2⅔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던 안상빈은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정확히 꽂아 넣었다. 150km가 넘는 패스트볼에 120~130km대의 큰 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니 한화 타자들의 배트가 쉽게 나왔다. 6회 강경학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잘 막았다. 7회 역시 송주호, 김태균을 삼진으로 잡는 등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마운드에서 영건들이 버텼고, kt는 8회 댄 블랙의 적시타와 김상현의 투런포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안상빈은 8회 1사 1루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역시 2⅓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고영표도 침착했다. 조인성을 2루 땅볼로 처리한 후 강경학을 고의4구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2사 1,2루 위기에서 권용관에게 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⅔이닝을 삼진 1개를 곁들여 막아냈다.
비록 kt는 9회초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패했지만 젊은 투수들의 배짱있는 피칭은 눈에 띄었다. kt는 지난달 29일 수원 두산전에서부터 2일 수원 SK전까지 4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47실점했다. 선발 투수들이 일찍 무너졌는데, 조기 투입된 불펜 투수들도 버티지 못하고 차례로 실점했다. 현재 1군에 등록된 kt 불펜 선수들을 살펴보면 김사율, 장시환을 제외하면 모두 1~2년차 선수들이다. 따라서 kt로선 당연히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럼에도 어린 선수들이 쾌투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안타를 맞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져라”라는 조범현 감독의 주문에 점차 반응하고 있는 kt 영건들이다.
krsumin@osen.co.kr
조무근-안상빈-고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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