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즐기자" 유먼이 밝힌 메달 제작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06 05: 48

한화가 승리하는 날에만 볼 수 있는 유먼 메달. 제작자 쉐인 유먼(36)이 마침내 자신의 목에 메달을 걸었다. 
유먼은 지난 5일 대전 kt전에 선발등판, 6⅔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무자책) 역투를 펼치며 한화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유먼 개인적으로 지난 4월14일 대전 삼성전 시즌 첫 승 이후 52일-9경기 만에 따낸 2승이었다. 좀처럼 예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6월 첫 경기에 올 시즌 최고 투구를 펼쳤다. 
유먼은 승리 후 승리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28일 대전 KIA전부터 시작된 한화 승리 상징, 유먼 메달을 마침내 차지한 것이다. 한화가 승리를 거둔 날 투수와 야수 MVP 1명씩 유먼 메달을 걸고 있다. 플라스틱 재질로 '남자네, 남자!'란 문구와 함께 릴레이 형식으로 다음 경기 승리할 때마다 투수·야수가 다음 수훈선수에게 걸어주는 형식이다. 

유먼은 "롯데 시절에는 티셔츠를 만들어서 선수들에게 돌리곤 했다. 올해는 티셔츠에 무슨 문구를 넣어야 할지 몰라 메달을 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챔피언 벨트로 하려고 했지만 너무 무리인 것 같아 메달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로피를 제작하는 가게에 직접 주문 부탁, 두 개의 승리 메달을 공급해왔다. 
그렇다면 유먼은 왜 메달을 제작하게 된 것일까.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우리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받았다. 시즌에 들어서도 이제 50경기를 갓 넘겼지만, 치열한 경기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선수가 많다. 열심히 경기를 하고, 이겨서 메달을 걸면 기분 좋아지고, 긴장도 풀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유먼이 투수 MVP를 차지하며 메달을 목에 걸었고, 야수로는 2안타로 활약한 내야수 강경학이 메달을 차지했다. 강경학은 유먼 메달을 목에 걸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유먼은 "경학이가 웃는 모습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 야구를 즐기면서 하길 바란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물론 기분 좋은 승리였지만 스스로도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 바로 번트 수비. 이날도 1회 이대형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1루 악송구를 범했다. 시즌 4번째 실책. 유먼은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실책 이후에는 화가 나지만 억누르려 애썼다"며 "나 때문에 선수들이 아침 일찍 나오거나 밤늦게까지 수비 연습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유먼은 "내일(6일) 경기 선발 송은범에게 직접 메달을 걸어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승리할 때마다 MVP가 직접 릴레이로 넘겨받는 유먼 메달. 6일 kt전에 선발등판하는 송은범이 유먼으로부터 승리메달을 넘겨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