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G 연속 무실점’ 봉중근 부활의 지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6 05: 44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봉중근(35, LG)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붙박이 마무리의 표류에 예상했던 계획이 꼬였던 LG 불펜 또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 때문에 아직 겉보기 성적은 좋지 않지만 13경기 연속 무실점의 성적을 뜯어보면 부활의 증거들이 속속 보인다.
봉중근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 동안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비록 팀이 연장 12회 끝내기 안타로 승리해 승리나 세이브는 챙기지 못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SK의 집요한 추격을 뿌리쳤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투구였다. 지난 4일 마산 NC전에서 개인 통산 100세이브의 이정표를 세운 봉중근은 이로써 최근 1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이어갔다.
이 기간 중 기출루자 득점 허용이 한 차례 있기는 했지만 봉중근의 평균자책점 0 행진은 팀이나 개인으로나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시즌 초반 정신없이 흔들렸던 봉중근이다. 몸을 만드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고 그 대가는 혹독한 4월이었다. 패전과 블론세이브가 반복되는 통에 4월 평균자책점은 무려 17.47까지 치솟았다. 불안한 봉중근은 결국 마무리 보직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봉중근을 2군에 내리지 않은 양상문 감독의 결정 또한 큰 비난과 마주해야 했다. 부진한 성적 속에 여론도 냉담해졌다.

하지만 4월 마지막 등판이었던 4월 29일 삼성전 이후 13경기에서 봉중근은 1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성적도 좋다. 13경기에서 13⅓이닝을 던지며 3세이브를 수확했다. 이 기간 중 피안타율은 1할9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98로 정상급이었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2루타 이상의 장타는 2개밖에 안 됐다. 피장타율은 2할3푼8리로 역시 낮았다. 외야로 나가는 타구는 46.7%로 리그 평균(59.9%)을 한참 밑돌았다.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IRS) 또한 20%로 나쁜 수치가 아니다. 한동안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넣지 못해 고전하던 모습도 많이 사라졌다. 이 기간 중 봉중근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64.2%로 리그 평균(62.2%)을 웃돌았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5㎞를 넘기며 자신감도 붙었다. 우타자 피안타율은 1할6푼, 좌타자 피안타율은 2할3푼5리로 어느 한 쪽에 크게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16~30구 사이의 피안타율은 9푼1리로 15구 이상을 충분히 투구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됐음을 과시했다.
이런 봉중근의 부활은 LG 불펜의 완성을 의미한다. 시즌 초반 마무리가 빠지며 여러 선수들이 이를 대체하느라 전열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다시 철저한 계산속에 불펜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양상문 감독이 봉중근의 부활을 누구보다 반기는 이유다. 선발진이 재건되고 있는 가운데 봉중근을 위시로 한 불펜까지 버틴다면 LG는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