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퇴출' NC, 과감하고 신속한 결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06 06: 07

NC가 결국 칼을 빼들었다. 1군 첫 해부터 함께 하며 숱한 역사와 추억을 쌓아온 외국인 에이스 찰리 쉬렉(30)을 과감하게 퇴출한 것이다. 냉정한 프로 세계, 성적을 못 내는 외국인선수를 언제까지 기다려줄 수 없었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결단을 내렸다. 
NC는 지난 5일 KBO에 찰리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올해로 3년차였던 찰리는 시즌 절반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찰리의 기량이 눈에 띄게 저하돼 단기간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NC 마운드 사정이 찰리의 회복까지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었다.  
2013년 11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1위(2.48)를 차지한 찰리는 2014년에도 12승 평균자책점 3.81로 수준급 활약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4승5패 평균자책점 5.74로 기대에 못 미쳤다. 매년 성적이 떨어졌고, 올해는 에이스에 걸맞지 않은 투구로 시름을 안겼다. 슬로스타터라 3~4월 평균자책점 5.28의 부진은 이해돼도 5월 6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6.29는 심각했다. 

찰리의 부진은 지난해 8월3일 문학 SK전 심판을 향해 내뱉은 욕설 이후 가속화됐다. 욕설 파문 이전까지 48경기 20승12패 평균자책점 2.62로 정상급 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21경기에서는 7승8패 평균자책점 6.04로 추락했다. WHIP(1.08→1.48) 피안타율(.265→.319)가 상승하며 평균 투구이닝도 6.1이닝에서 4.2이닝으로 감소했다. 9이닝당 피홈런도 0.4개에서 1.1개로 증가했다. 
2013년 첫 해 찰리의 구속은 150km에 육박했다. 190cm 장신에서 내리 꽂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슬라이더의 조합은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구속이 140km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겨울 결혼을 하면서 시즌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 10km 가까이 떨어진 구속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웠다. NC도 마냥 기다릴만한 처지는 아니었다. 
NC는 올해 선발 평균자책점이 5위(4.82)로 리그 평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닝은 261⅔이닝으로 한화(240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선발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조기강판도 21경기로 3번째 많다. 5월에 월간 20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선발투수보다 불펜과 타선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5월에 20승을 올렸지만 그 기세가 6월에도 계속 되리란 보장이 없었다. 오히려 불펜에는 과부하가 걸렸고, 김경문 감독의 우려대로 6월 시작부터 4연패가 찾아왔다. 결국 시즌을 온전히 보내기 위해서는 선발이 꾸준함을 보여줘야 한다. 토종 에이스 이재학마저 제구 난조로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찰리마저 흔들렸다. 베테랑 손민한·박명환의 역투로 5월에 기대이상으로 선전했지만 호수 위의 백조처럼 겉으로는 우아해 보였을지 몰라도 수면 아래에서는 두발을 버둥거리고 있었다. 
결국 NC는 찰리의 퇴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00만 달러의 연봉을 그대로 보전해야 할 부담이 있지만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지금 이대로 안고 가서는 팀이 그대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깔려 있었다. 상당수 팀들이 외국인선수 교체를 놓고 질질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은데 NC는 신속하게 결정했다. NC의 과감한 교체 결단이 남은 시즌 KBO리그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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