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외인 복도 많다…1위 질주 원동력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6.06 06: 12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이래 올해 만큼 풍작은 없었다. 삼성은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이상 투수), 야마이코 나바로(내야수) 등 외인 3인방의 활약에 힘입어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피가로는 다승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며 외국인 선발 특급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150km대 빠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강점. 그리고 완급 조절 능력은 단연 돋보인다. 김태한 투수 코치는 "보면 볼수록 영리한 투수"라고 엄지를 세웠다.
클로이드 역시 6승 2패(평균 자책점 3.10)를 거두며 벤치의 기대에 보답하고 있다. 경기 운영 능력, 컨트롤, 변화구 구사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 9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며 헨리 소사(LG), 조쉬 린드블럼(롯데), 양현종(KIA)과 더불어 이 부문 공동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3할 타율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나바로는 올 시즌 타율 2할6푼6리(207타수 55안타) 18홈런 44타점 49득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제 모습을 되찾으며 '야잘잘'을 증명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의 30%를 차지한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된다"고 강조해왔던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성공 여부는 적응에 달려 있다. 문화, 언어, 음식 등 적응해야 할 부분이 많다.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외국인 선수가 있는 반면 혼자 지내는 외국인 선수들도 있다. 말벗이 없으니 외로울 수 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함께 장난치고 어울릴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은 국경을 뛰어 넘은 '영혼의 콤비' 나바로와 박석민의 예를 들며 "나바로와 박석민은 매일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화내고 그런다. 나바로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박석민을 얼싸 안으며 정말 고맙다고 말하더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또한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통역을 담당하는 김진우, 박건주 씨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이 참 잘 도와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만 하면 외국인 선수에 대한 걱정은 접어둬도 될 것 같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그건 아니다"고 발끈했다. "팔순 노인도 마흔 넘은 자식들에게 '항상 차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그 마음과 같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이다.
이어 "흔히 노파심이라고 하잖아. 나는 노파심의 의미에 대해 '노인들이 파출소에 가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떨리고 불안하겠는가. 감독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100% 만족이란 건 없다. 항상 뭔가 부족하고 모자라는 느낌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지만 이러다 부진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늘 갖고 있다"고 남다른 고충(?)을 드러냈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