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와 원정경기를 앞둔 3루측 원정 덕아웃에서 투수 엄상백(19)이 조범현 감독 앞을 지나고 있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조 감독은 엄상백을 불러 세워 "어제 결과가 왜 안 좋았지?"라고 물었다. 엄상백은 5일 한화전에서 2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조 감독의 갑작스런 물음에 엄상백은 "(가운데) 몰린 볼이 많았습니다. 제 볼을 못 던져서 후회됩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조 감독은 "컨트롤 미스가 많이 났다. 고등학교 때는 가운데 던져도 타자들이 못 쳤지만 지금은 다르지 않냐?"며 "그런 아쉬움을 갖고 있어라. 잘못된 것을 기억하고 복기해서 다음 경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라"고 주문했다.

덕수고 에이스 출신으로 kt에 2015년 1차 지명된 엄상백은 고졸 신인이지만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시즌 9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6.12. 하지만 kt 창단 첫 토종 선발승의 주인공이 되고, 퀄리티 스타트로 두 차례 했다. 조 감독은 그가 더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격려했다.
엄상백은 현재 주전 포수 장성우와 원정 룸메이트를 하고 있다. 조 감독은 "그래, 계속 성우랑 한 방 쓰라"며 "밥 많이 먹고, 살 좀 찌워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엄상백은 187cm의 장신이지만 체중이 72kg밖에 나가지 않는다. 더 강한 볼을 뿌리기 위해서는 체중을 불리고 힘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조 감독은 엄상백 이후 구원으로 나온 조무근-안상빈-고영표 등 신인 투수들의 성장에 반색했다. 조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는 게 보인다. 조무근은 초반보다 볼에 힘이 많이 붙었다. 그런 부분에서 위안을 삼고 있다"며 긍정적인 요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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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