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하성(20)이 2년차다우면서도 2년차답지 않은 모습으로 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6일 목동 두산전에서 8-8로 맞선 10회 1사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노경은을 상대로 끝내기 솔로 홈런을 날리며 팀에 승리를 가져왔다. 개인적으로는 데뷔 첫 두자릿수 홈런이라는 뜻깊은 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김하성은 그 나이 또래에 비해 굉장히 잘하고 있고 또 내년, 내후년에는 더 잘할 선수다. 지금 살짝 지칠 때가 됐고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욕을 먹더라도 기회를 계속 줘야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며 그를 계속 내보내는 이유를 밝혔다.

염 감독의 말대로 4월까지 3할2푼6리의 맹타를 휘둘렀던 그는 5월 2할2푼1리를 기록하며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가 풀 타임 첫 해고 팀의 시즌 57경기 중 한 경기 빼고 모두 출장했음을 고려하면 2년차 유격수로서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전 경기 선발 출장 중인 박병호(253타석) 다음으로 팀에서 가장 많은 타석(238타석)에 들어섰다.
김하성의 더 큰 무기는 승부를 즐길 줄 안다는 것. 염 감독은 지난해 김하성을 백업 유격수로 쓰면서 그의 악바리 같은 모습을 보고 이미 차기 주전 유격수로 점찍었다. 시즌을 앞두고 "부담보다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던 그는 6일 경기 후 "즐기면서 하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경기에 임하는 마음을 밝혔다.
지난해 59타석에 들어서 신인왕 요건을 계속 갖고 있는 김하성은 삼성 구자욱 등과 함께 신인왕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김하성에게 더 중요한 것은 올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넥센의 유격수 자리를 앞으로 더 탄탄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와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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