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MLB) 첫 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의 가치도 조명 받고 있다. 아직 수비력을 확실하게 검증받은 것은 아니지만 3루와 유격수 모두에서 신인 선수로는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7일(이하 한국시간) “최고와 최악의 신인 수비”라는 컬럼을 통해 올 시즌 현 시점까지 신인 선수들의 수비력을 진단했다. 세이버매트릭스의 대표적인 수비 지표인 DRS(수비 방어점, Defensive Runs Saved, 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지에 대한 지표)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강정호는 전체 5위로 ‘베스트’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ESPN의 집계에 따르면 강정호의 DRS는 4로 랜달 그리척(세인트루이스, 6), 애디슨 러셀(시카고 컵스, 5), 닉 아메드(애리조나, 4), 제이스 피터슨(애틀랜타, 4)에 이어 5위였다. ESPN은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타자가 없었던 탓에, 전문가들은 올 시즌 피츠버그에 합류한 강정호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 수가 없었다”라면서 “두 달이 지난 현 시점, 상대적으로 저렴한 몸값을 고려했을 때 강정호 영입은 피츠버그의 ‘스틸’처럼 보인다”라며 강정호의 활약을 칭찬했다.

ESPN은 “강정호는 129타석에서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극단적인 힘은 아니지만 중앙 내야수(2루수와 유격수를 지칭)치고는 평균 이상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공격적인 부분을 주목했다. 이어 ESPN은 “이와 더불어 강정호는 효율적인 내야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3루수로 3점의 실점을 막아냈으며 유격수 포지션에서는 제한된 이닝에서도 1점을 막았다”라고 평가했다.
강정호는 6일까지 올 시즌 39경기에 출장했으며 그 중 선발출장은 29번이었다. 포지션별로 구분하면 유격수로 18차례, 그리고 3루수로 17차례 출장했다. 현재까지 3루에서는 9할7푼4리의 수비율, 유격수에서는 9할4푼9리의 수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고 최근 실책도 나오고 있지만 강정호의 수비력에 대해 회의감을 드러냈던 평가에 비해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모습이 DRS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는 게 ESPN의 설명이다.
워스트팀에는 야스마니 토마스(애리조나, -6), 스티븐 소우자(탬파베이, -6), 블레이크 스와이하트(보스턴, -5), 알렉스 게레로(LA 다저스, -4),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2) 등이 뽑혔다. 이들의 DRS 수치는 모두 마이너스로 오히려 수비에서는 평균 아래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강정호가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연착륙 조짐을 보인다고 해석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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