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은범 딜레마, '이겨도 불펜 소모' 어쩌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07 06: 29

이겨도 고민이다. 한화가 FA 이적생 송은범(31)의 끝 모를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불펜 필승조를 아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매번 기대에 못 미치는 송은범의 투구로 인해 고민이 가중된다. 
한화는 지난 6일 대전 kt전에서 6-4로 승리했다. 그러나 소모가 상당했던 경기였다. 송창식(4이닝)-박정진(⅔이닝)-윤규진(1⅔이닝)-권혁(1이닝)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조 4인방을 총동원했기 때문이다. 송창식은 4이닝 59구로 3연전의 마지막인 7일 경기 등판이 어려워졌고, 권혁과 윤규진도 5~6일 연이틀 투구를 했기 때문에 7일 등판이 부담스럽다. 
2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지만 불펜 필승조를 소모하는 바람에 7일 경기에서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 비단 이번 시리즈뿐만 아니라 올 시즌을 치르는 내내 한화가 안고 있는 고민이 바로 이것이며 그 중심에 바로 송은범이 자리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6일 kt전을 앞두고 "경기는 될 수 있으면 투수를 소모시키지 않아야 한다. 3연전뿐만 아니라 일주일의 투수 운용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우린 아직 일주일을 보는 경기를 못하고 있다"며 "박정진과 송창식은 5일 경기에 나오지 않았지만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 송은범이 선발로 나오는 오늘 경기를 감안할 때 완전히 쉬게 해서 나오게 하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김성근 감독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송은범이 1⅔이닝 6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일찍 내려간 것이다. 실점은 3점으로 끝났지만, 계속 마운드에 뒀으면 더 많은 점수를 줄 것 같았다. 투구수 51개에도 교체는 불가피했다. 올해 송은범의 개인 최다이닝 투구는 5⅓이닝이며 나머지 6차례 선발 경기는 모두 5이닝을 못 채우고 일찍 조기강판되고 말았다. 
송은범의 시즌 성적은 14경기 1승5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7.50. 선발등판 8경기는 승리없이 4패 평균자책점 7.96이다. 송은범 선발등판 경기에서 한화는 2승6패를 했다. 올해 한화 선발진의 가장 큰 문제가 선발진의 이닝 소화 능력인데 이 부분에서 특히 송은범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올해 선발 5회 이전 조기강판이 29경기로 리그 최다이며 그 중에서 송은범이 6경기로 최다다. 1회·2회·3회 강판도 1차례씩 있었다. 
송은범이 일찍 내려가는 경기에서는 구원투수들을 집중 투입하다 보니 한화는 이겨도 출혈이 상당했다. 송은범은 선발 8경기에서 26이닝을 던졌고, 그가 선발로 나온 경기에 불펜은 총 43이닝으로 17이닝을 더 던졌다. 박정진(5경기·8⅓이닝) 송창식(4경기·8이닝) 윤규진(3경기·5이닝)이 송은범 선발등판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그 여파인지 한화는 송은범이 선발로 나온 다음 경기에서도 2승5패에 그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우리가 연승을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승도 없지만 대패도 없다. 언제든 타이트하게 승부하기 때문에 투수들을 써야 했다. 대패가 없다는 건 경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경기를 버리는 것은 팬들에게 결례"라며 경기 초반 난조를 보이는 선발을 일찍 바꾼 속내를 밝혔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그 시리즈, 나아가 한 주에 악영향을 미친다. 5일에 한 번씩 등판하고 있는 송은범이 나올 때마다 한화는 심각한 악영향을 받는다. 그렇다고 고액을 들인 FA 영입 투수 송은범을 그냥 가만히 놀려 둘 수도 없다. 말 그대로 송은범 딜레마. 김성근 감독도 이 문제에 대한 고민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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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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