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즌’ 이대호, 이승엽을 뛰어 넘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7 06: 15

이대호(33, 소프트뱅크)의 불꽃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보다 수준이 조금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에서도 최정상급 성적으로 몸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같은 시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명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이승엽(39, 삼성)의 아성을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5월 리그 월간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수상하는 등 절정의 감을 이어가고 있는 이대호는 6일까지 타율 3할3푼, 15홈런, 40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소프트뱅크 타선을 이끌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지표에서 이대호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타율은 리그 4위, 홈런은 리그 3위, 타점은 리그 4위이며 6할2푼9리의 장타율은 리그 1위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계인 OPS는 1.032다.
일본 진출 이후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이어갔던 이대호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 진출 후 최고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성적이 좋다. 이대호는 일본 첫 해였던 2012년(오릭스) 당시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타율이 3할3리까지 올라갔고 역시 24홈런-91타점을 기록하며 대박의 발판을 놨다.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은 첫 해였던 지난해는 타율 3할, 19홈런-68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물론 홈런 및 타점에서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기세인 것이다. 일본 무대 4년차에 접어들면서 기량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 국내 프로 관계자 및 일본 언론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일본 특유의 ‘현미경 야구’에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오히려 성적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대호의 대단함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제 이대호의 리그 내 위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미 일본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임이 공인됐다. 그렇다면 개인 최고 시즌을 향해 가는 지금, 이승엽의 아성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승엽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한 타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다. 2004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 무대를 노크한 이승엽은 요미우리와 오릭스를 거치며 2011년까지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리고 한국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냈다.
첫 해인 2004년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이승엽은 2005년 30홈런과 82타점을 기록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일본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의 선택을 받은 계기였다. 요미우리 입단 첫 해였던 2006년에는 대폭발했다. 타율 3할2푼3리, OPS 1.003, 그리고 41홈런과 108타점을 기록하며 타율과 홈런 모두에서 리그 2위를 차지하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동경의 대상인 요미우리의 4번 자리까지 올랐던 시기였다.
이대호가 2006년 이승엽을 뛰어넘을 수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단일 시즌만 놓고 보면 2006년 이승엽의 임팩트가 워낙 강해 이를 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대호는 평균적인 측면에서 앞서 있다. 이승엽은 그 이후 일본 투수들의 집요한 견제에 고전했고 2007년 이후로는 타율이 꾸준하게 떨어지며 내리막을 걸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부상까지 겹치며 출전 경기 자체가 많지 않았다. 이에 이승엽의 일본 8년 성적은 타율 2할5푼7리, 159홈런, 439타점이다.
이대호는 꾸준히 3할을 치고 있고 올해 33홈런을 친다면 입단 4년차에 일본 통산 100호 홈런도 가능하다. 올해 안으로 300타점 돌파는 확실시되는 측면도 있다. 꾸준함 측면에서는 이승엽보다 좀 더 나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4년까지의 기록만 비교해도 막상막하다. 이승엽은 첫 4년 동안 115개의 홈런과 314타점을 기록했는데 홈런은 이승엽이, 타율과 타점 기록은 이대호가 더 좋을 가능성이 크다. 과연 이대호가 이승엽의 아성도 넘을 수 있을까. 올 시즌을 보는 또 하나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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