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불펜 전원필승조를 이룰 수 있을까?
LG 트윈스 불펜진이 지난 2년보다 확연히 낮아졌다. 2013시즌과 2014시즌 2년 연속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달렸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경기 후반을 책임질 필승조는 갖추고 있으나, 가용자원이 이전만큼 많지 않다. LG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실행되기 위해선 지원군이 필요하다.
기록만 봐도 LG 불펜진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드러난다. 지난 6일까지 57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LG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79, 이 부문 리그 6위에 자리하고 있다. 팀 홀드 11개로 리그 9위, 팀 세이브 또한 8개로 리그 9위다.

정찬헌-이동현-봉중근으로 7, 8, 9회를 책임지고 윤지웅이 좌타자를 상대하며 필승조를 이루고 있는 상황. 그런데 봉중근의 4월 부진으로 불펜진 구상이 한 번 무너졌고, 신재웅 유원상 김선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봉중근이 5월부터 페이스를 찾아 1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으나, 지난 6일 잠실 SK전에선 3일 연투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승 홈런을 허용했다. 불펜 필승카드 부족이 봉중근의 잦은 등판으로 이어졌고, LG는 SK와 불펜대결에서 패하며 5연승에 실패했다.
양상문 감독 또한 이 부분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양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재웅이가 지난해만큼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재웅이가 올라와주면 마운드는 구상대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좌완 신재웅은 2014시즌 선발투수에서 불펜투수로 전환하며 구속이 10km 상승,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맹활약했다. 선발 경험을 살려 2, 3이닝을 소화하는 롱맨과 원포인트 역할을 두루 맡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평균자책점 4.82 피안타율 3할7푼6리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2.09로 흔들리고 있다. 구속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지만, 작년처럼 구위로 압도하는 모습이 안 나온다. 일단 양 감독은 “재웅이가 작년에도 6월부터 구속이 올라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신재웅이 파이어볼러의 명성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덧붙여 양 감독은 “재웅이 외에도 올라올 투수들이 있다. (최)동환이, (김)선규가 준비 중이다. (유)원상이도 치료하고 있고, 2군에서 (이)승현이도 150km를 던지고 있다”며 신재웅 외에 힘이 될 투수들을 나열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유원상과 김선규가 1군에 돌아와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4월까지 한층 향상된 제구력으로 활약했던 김선규는 잦은 등판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달 17일 엔트리서 제외, 현재 2군에 있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 연속 비자책점 행진을 벌이며 1군 콜업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반면 유원상은 지난달 8일 2군에 내려간 후 팔꿈치 통증으로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1군 무대서 가능성을 비춘 최동환은 당장 성과를 내기보다 경험을 쌓는 방향으로 2015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이승현 역시 1군에 올라오더라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결국 LG 불펜이 살아나려면 신재웅이 구위를 되찾고, 김선규가 1군으로 올라와 4월의 모습을 재현해야 한다. 각각 좌투수와 사이드암 투수인 만큼, 경기 중 투수 교체에도 박자를 맞추기 수월해진다.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LG는 2013시즌 류택현 이상열 정현욱 유원상 이동현 봉중근, 2014시즌에는 윤지웅 신재웅 유원상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으로 리그 최강 불펜진을 형성했다. 6명의 투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면서 서로의 부담을 덜었고, 특정 투수의 혹사 없이 시즌 내내 안정된 전력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LG는 2013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67번의 역전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또한 반격의 키는 불펜진이 쥐고 있다. 류제국과 우규민의 복귀로 선발진에는 경쟁력이 붙은 상황. 시즌 초반처럼 4, 5회부터 불펜진이 가동되는 모습은 흔치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불펜 전원필승조 체제가 확립된다면, 지난해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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