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믿음 야구', 이번엔 장원삼 차례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6.07 12: 59

류중일 삼성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추구한다. 부진의 늪에 빠진 주축 선수들이 제 모습을 되찾을때까지 참고 기다린다. 때로는 비난 여론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류중일 감독의 의지는 변함없다.
2011년 삼성 사령탑에 오른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의 거듭된 부진에도 믿고 내보냈다. 시즌 전 류중일 감독의 "나는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라는 말은 '나믿가믿'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다. 비록 가코는 시즌 중 부상으로 중도 퇴출돼 실패로 끝났지만 그 이후 류중일 감독의 믿음이 실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12년에는 시즌 초반 배영섭과 최형우가 극도의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삼성 팀 전체가 고전했다. 류 감독은 5월말 배영섭과 최형우를 열흘 동안만 1군에서 제외해 재충전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들은 복귀 후 제 모습을 찾으며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았다. 해줘야 할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낳은 결과였다.

차우찬도 2012년에는 6점대(6.02)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류중일 감독은 그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했다. 2013년 차우찬은 3점대(3.26) 평균자책점과 함께 10승 투수 반열에 복귀했다. 채태인은 2011~2012년 무려 2년 동안 뇌진탕 후유증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류중일 감독은 매해 그를 키플레이로 꼽으며 진득하게 밀어붙였고 채태인은 2013년부터 '천재' 면모를 되찾았다.
이승엽도 믿음의 결정체라 할 만하다. 2013년 노쇠화 조짐을 보인 이승엽도 류중일 감독은 꿈쩍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까지 빼지 않았다. 1할대 타율로 부진한 이승엽은 2013년을 아쉽게 마무리했지만 지난해 보란듯 화려하게 부활하며 류중일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임창용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국내 무대에 전격 복귀한 임창용은 30세이브 고지를 밟았지만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럴때마다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는 임창용밖에 없다. 임창용을 믿는다"고 한결같은 믿음을 보냈다. 임창용은 올 시즌 구원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삼성의 고공 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번에는 장원삼 차례다. 현역 좌완 가운데 유일하게 100승 고지를 밟은 장원삼은 4승 5패(평균 자책점 6.28)로 주춤하다. 무엇보다 14차례 홈런을 허용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그러다 보니 '홈런 공장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을 얻기도. 2009년 안영명(한화)의 한 시즌 최다 피홈런 기록(34개)을 경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국내 최고 좌완 가운데 한 명인 장원삼이 설마 최다 피홈런 기록을 깨뜨리겠는가. 장원삼이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최근에 부진하지만 잘 던진 경기도 많이 있지 않았나"고 한결같은 믿음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직구 스피드는 작년이나 재작년과 비슷하다. 경기 후반에도 140km 중반의 직구를 던져야 하는데 힘이 떨어지다보니 구속 유지를 위해 힘을 주게 되고 원하는 코스에 던지지 못할 수도 있다"며 "그리고 포수들이 원하는 코스와 반대로 들어오는 투구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커리어가 있는 선수는 언젠가는 올라오게 돼 있다. 이들이 정상 궤도에 올라올 수 있도록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장원삼을 일으켜 세울까. 현재 분위기라면 부정보다 긍정에 가깝다. 7일 마산 NC전에 선발 출격하는 장원삼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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