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갖고 있다” 양상문의 유망주 육성법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6.07 13: 00

LG 트윈스 홈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 경기 전 훈련시간이면 낯선 선수 한 명이 1군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린다.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으나,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 선수의 기량을 체크하느라 분주하다. 양상문 감독은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불렀다”며 흥미롭게 새로운 선수를 바라본다. 
이처럼 LG는 바로 1군에 합류시키지는 못해도, 유망주에게 1군 무대를 직간접적으로 체험시키고 있다. 2주 전에는 외야수 윤정우(27)가, 최근에는 내야수 장준원(20)이 잠실구장으로 출퇴근하는 상황이다. 둘 다 향후 LG 야수진을 이끌만한 재능을 지녔다는 평가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한 윤정우는 빼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한다. 2011년 11월 첫 번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서 LG로 이적, 2012년 스프링캠프 당시 스피드는 팀 내 최고였다. 실제로 윤정우는 2012시즌에는 1군 무대에서 결정적인 도루를 성공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작년 여름 무릎수술을 받았고 겨울까지 재활에 매진하며 2015시즌 출발은 늦어졌지만, 지난달 29일부터 퓨처스리그서 활약 중이다.

2년차 내야수 장준원도 큰 기대를 받고 LG에 입단했다. 2014드래프트 2차 2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장준원은 비록 현재 신고선수로 등록되어 있으나, 대형 내야수로 성장할 자질이 있다. 경남고 시절 투수로 경기에 출장했을 정도로 어깨가 강하며 장타력 또한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34경기 출장해 타율 3할3푼3리 2홈런 12타점 OPS 0.92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 경찰청에 지원, 군입대를 염두에 뒀으나 낙방했다. 그러나 최근 LG 2군에서 중심타선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시동을 걸었다.
최근 LG는 이천 트윈스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오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젊은 야수들이 출장하고 있는데, 우여곡절 속에서도 이들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콜업 당시만 해도 변화구에 애를 먹었지만, 최근에는 1군 투수들의 변화구에도 정타를 날리고 있다. 양 감독은 “2군 김동수 감독에게 부탁을 했다. 연습은 물론 실전에서도 적극적으로 변화구를 치게 해달라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1군 적응이 생각보다는 빠른 듯싶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양 감독은 평일 오전에 직접 이천을 방문, 2군 선수들의 성장세를 확인하기도 한다. 몇몇 선수들은 성장 가이드라인을 직접 세울 정도다. 지난 4월 20일 kt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투수 이준형도 최근 퓨처스리그서 뛰고 있다. 양 감독은 이준형을 영입한 후 곧바로 잠실구장에 불러 3일 동안 불펜투구를 지켜본 바 있다. 이준형이 2, 3년 후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본 양 감독은 최근 이준형의 모습을 두고 “준비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일단 불펜투수로 1군 콜업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전했다.
내년 군 전역 선수들에 대한 계획도 어느정도 나왔다. 양 감독은 “(임)찬규의 경우, 수술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1군에 올릴 생각이다. 내후년까지 보고 있다. (최)성훈이는 공익근무 중에도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고 하더라. 얼마 전에 우연치 않게 길거리에서 마주했는데 몸을 어느 정도 만든 것 같았다”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덧붙여 “군 전역 선수들을 위한 맞춤형 훈련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10월 전역자들이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확실히 내년을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록 임지섭 프로젝트가 중단됐지만, 양 감독은 LG가 우승을 도전하기 위해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 감독은 “우리 팀은 선발투수 4명이 10승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적어도 2, 3년 동안은 이 선발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임지섭이 10승 투수가 된다면, 선발진 5명 모두 10승 투수로 채워지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정규시즌 1, 2위를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 된다”며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2군 최신·최고 시설에 시스템을 장착하려고 하는 양 감독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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