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전날 기적같은 역전승을 돌아봤다.
넥센은 지난 6일 목동 두산전에서 0-8 열세를 뒤집고 9-8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염 감독은 타자들이 5회 4-8 추격에 나서자 6회 김영민에 이어 8회 조상우, 9회 손승락 등 필승조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쳐 승리를 안았다.
염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내가 필승조를 다 투입하는 경기는 최근 3~4경기 타선의 흐름이 좋을 때, 승리조의 휴식 기간이 충분할 때, 연승을 이어가야 하는 흐름일 때, 상대 불펜 상황이 안좋을 때 등이다. 여기에 그날 경기의 흐름도 중요한데 5회 (김)민성이가 높은 볼을 친 게 적시타가 되는 걸 보면서 괜찮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김)영민이가 3일 경기에서 큰 실점을 하면서 졌는데 다음 날 머리를 빡빡 깎고 나왔다. 그렇게라도 자신의 미안함을 표시하려고 하는 모습이 좋았다. 사람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 변하기 때문에 영민이도 팀에 미안한 마음과 책임감이 있다면 변할 것이다. (손)승락이도 어제 무리시켜서 2이닝을 던지게 했는데 잘 던져줬다"고 밝혔다.
이날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준 불펜의 공도 컸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9회 김민성의 동점 투런과 10회 김하성의 끝내기 홈런이었다. 염 감독은 "최근 둘 다 홈런 감은 아니었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계속 다음 작전을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홈런이 터지더라"며 "두 선수가 큰 역할을 해줬다. 그런 게 야구의 흐름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한참 불펜 기용에 대해 설명하던 염 감독은 "내가 그렇게 필승조를 투입해봐야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못 치고 그대로 끝났다면 나는 꼼짝없이 욕을 먹었을 것이다. 야구는 결과론이기 때문에 점수를 내고 막아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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