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새로운 좌완 트로이카가 뜨고 있다. 올해 최고의 피칭을 보이는 중인 양현종(27, KIA 타이거즈), 느린 공으로 3년째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유희관(29, 두산 베어스), 류현진(LA 다저스)이 있던 시절부터 국내 정상급 좌완으로 버티고 있던 김광현(27, SK 와이번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올해 완봉승을 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 완봉승을 따낸 선수는 총 4명인데, 네 번의 완봉승은 모두 잠실에서 나왔다. 노히트노런을 해낸 유네스키 마야(두산)를 제외하면 셋은 토종 투수들인 동시에 좌완이다. 또한 리그를 대표하는 각 팀의 좌완 에이스이기도 하다.
셋 중에서는 유희관이 5월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볼넷과 몸에 맞는 볼 없이 9이닝 7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해 토종 투수로는 첫 완봉승 주인공이 됐다. 양현종은 최근 경기인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9이닝 1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1안타 완봉승을 따냈다. 초반에 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노히트노런에 가까운 호투였다. 둘에 이어 김광현도 7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 역투해 완봉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시즌 전체 성적으로 봤을 때 가장 앞서는 것은 양현종이다. 최근 3경기에서 강팀인 삼성-NC-두산을 상대로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양현종은 25이닝 무실점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피칭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아 6승 2패로 다승 선두는 아니지만 평균자책점 1.48로 리그 최강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WHIP도 1.20으로 특급 선발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유희관은 두 자릿수 승리를 해냈던 앞선 두 시즌보다 더욱 발전한 피칭을 자랑한다. 절묘한 완급조절과 함께 주 무기인 싱커가 좌타자를 상대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슬라이더도 날카로워졌다. 7승 2패를 기록 중인 유희관은 74⅓이닝으로 양현종(79이닝)에 이어 토종 최다이닝 레이스에서도 2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3.27)은 양현종보다 높지만 WHIP는 1.18로 내용은 누구 못지않게 안정적이다.
김광현은 완봉승을 통해 평균자책점을 3.97로 끌어 내렸다. 다소 들쭉날쭉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번 시즌 6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무실점한 경기가 3번, 자책점이 없었던 적은 4차례나 될 정도로 ‘긁히는 날’이 되면 난공불락의 투수가 되는 것이 김광현이다. 완봉승은 김광현이 에이스에 걸맞은 모습을 되찾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다. 커리어로 보면 양현종, 유희관보다 앞선다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김광현이다.
이들 외에는 장원준(두산)이 토종 좌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장원준은 5월에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돌아왔음에도 10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3.70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9위이자 토종 투수 중에서는 양현종(1위), 유희관(4위), 윤성환(5위, 삼성)에 이은 4위다.
이들의 경쟁구도는 팀 성적과도 맞물려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희관과 장원준이라는 좌완 에이스 듀오를 보유한 두산이 상위권을 지키며 선두 삼성을 위협할 대항마가 될지, 김광현과 양현종이 5할 승률 근처에 있는 팀을 좀 더 높은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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