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원했던 4번, 우즈 닮은 로메로 왔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08 05: 44

두산 베어스의 새 식구 데이빈슨 로메로(29)가 팀이 원했던 4번타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점차 적응하는 모습에 구단도 만족하고 있다.
로메로는 지난 7일 목동구장에서 있었던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점홈런과 솔로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아직 3경기에 뛴 것이 전부지만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으로 성공 가능성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6일 목동 넥센전에서 터뜨린 2루타 역시 펜스 최상단을 맞은 것으로 10cm 정도만 더 날아갔어도 홈런이 됐을지 모를 타구였다.
이미 로메로가 뛴 2경기를 본 양 팀의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그의 기량을 칭찬했다. 김태형 감독은 “맞히는 능력이 있다”고 했고, 경기 후에는 “로메로의 합류로 타선 전체가 강해진 느낌이다”라며 기뻐했다. 4번 타순에서 버티며 필요할 때 장타를 터뜨려줬기에 김 감독의 칭찬은 당연했다.

적장인 염경엽 감독도 7일 경기 전 로메로를 높게 평가했다. “볼을 오래 천천히 보더라. 홈런타자는 아닌 것 같은데 3할은 칠 수 있을 것 같다. 앤디 마르테(kt)와 비슷한 유형이다"라는 것이 염 감독의 설명이다. 홈런타자는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이날 염 감독을 가장 괴롭힌 것은 로메로의 홈런이었다.
두 감독이 공통적으로 극찬했던 공을 맞히는 능력은 지난 3경기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 로메로는 쉽게 헛스윙하지 않으며 투수들을 괴롭혔다. 그리고 “정확성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때로는 파워 있는 타격을 한다”는 자신의 소개대로 언제든 힘 있게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배우려는 자세 역시 로메로의 장점이다. “정확성이나 파워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라는 로메로는 7일 경기 직후 “박철우 타격코치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KBO 리그엔 좋은 선수가 많은 것 같다. 빨리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던 4일에도 “아시아 야구를 경험하고 싶었다. 주변에서도 한국이나 일본에서 제의가 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을 때 가보고 싶다고 결심한 상태였다”고 했던 로메로다.
그래서인지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면도 보인다. 자신이 미국에서 가져온 방망이는 KBO에서 공인한 제조사의 상품이 아니라 사용할 수 없었고, 이에 여러 동료들이 방망이를 줬다. 5일부터 김현수가 준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선 로메로는 홈런 2개로 동료들의 선의에 보답했다. 홈런을 치고 벤치로 들어와 어색함 없이 선수들과 어울리며 기뻐하는 모습으로 봤을 때 융화력도 합격점이었다.
부상 이력이 화려했던 전임자 잭 루츠와 달리 건강하다는 점에서도 로메로는 추억의 외국인 선수 타이론 우즈와 닮았다. OB 시절인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팀에 몸담았던 우즈는 큰 부상 없이 614경기에서 174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로메로도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상위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두루 거치며 705경기에 출전한 건강한 코너 내야수다.
취재진을 처음으로 만난 4일 잠실구장에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하자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부터 꺼냈을 정도로 로메로는 들뜨기보다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성품의 단면을 보여줬다. 하지만 분위기에 압도되거나 위축되지는 않았다. “팀의 경기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 장담한다”던 자신감은 경기에 뛰기 전부터 충만했다. 선발과 불펜 모두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새 4번 로메로를 데려온 두산은 타선 하나만큼은 제대로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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