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사' 김문호 "내게 타석은 생명과 같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6.08 10: 03

롯데 자이언츠에는 유독 타석에서 감정표현이 풍부한 선수가 있다. 외야수 김문호(28)가 그 주인공이다. 그의 감정표현이 터지는 건 안타나 홈런을 쳤을 때가 아니다. 반대로 타석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을 때다.
삼진을 당하면 고개를 숙이며 격하게 아쉬워하고, 땅볼을 치고 1루까지 뛸때는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 역전찬스를 놓친 것처럼 고개를 숙인다. 롯데팬들은 재미삼아 김문호가 아쉬워하는 모습을 두고 '독립투사가 나라를 잃었다'고 말할 정도다. 그 만큼 김문호의 감정표현은 풍부하다.
7일 김문호는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우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올 시즌 3안타 이상 기록한 경기는 지난 달 23일 사직 LG 트윈스전(5타수 4안타) 이후 두 번째다. 이날 KIA 선발은 김병현, 김문호는 김병현을 계속 괴롭히면서 롯데의 4-2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김문호는 "오늘 유독 김병현 선배님이 나와 승부하실 때 실투가 나왔다"면서 "어깨를 닫고 치는 게 효과를 봤다. 오늘 타이밍도 잘 맞았는데, 장종훈 코치님과 많이 이야기를 하면서 타격폼을 손본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문호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타석에서 아쉬워하냐'고. 김문호는 비장한 눈빛으로 "나한테는 타석 한 번은 생명과도 같다"고 답했다. 현재 김문호의 팀 내 입지는 백업 외야수다. 손아섭과 짐 아두치가 주전이라면 나머지 1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이다.
때로는 대범할 필요도 있다. 야구가 잘 안 될때 너무 마음에 담아두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 김문호는 "원래 성격이 그래서 고치려고 해도 (너무 아쉬워하는 건) 잘 안 고쳐진다"면서 미소지었다.
김문호의 현재 성적은 37경기 타율 2할7푼5리 1홈런 11타점. 외야 경쟁자들 가운데 타율은 가장 높다. 아직 특출한 성적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김문호지만, 적어도 기회를 '생명'이라고 말할 정도로 절실함은 갖고 있다. 그 절실함을 성적으로 바꾸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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