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목표는 홈런왕 아닌 조인성이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6.08 05: 51

"이제 외국인타자들이 팍팍 치고 나갈거에요. 제가 홈런왕이요? 정말 0.1%도 생각 안 하고 있어요."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는 7일 사직 KIA 타이거즈 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날리며 팀 4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병현이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낮은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강민호는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공을 따라가 담장을 넘겨 버렸다.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나도 내가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긁적이더니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기술적으로) 알고 쳤으면 내가 지금 여기 안 있었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이 홈런은 올 시즌 강민호의 19호 홈런이다.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에릭 테임즈(NC)와 함께 홈런랭킹 공동 1위에 올라간 순간이다. 2010년 23홈런이 최다였던 강민호는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전에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과연 강민호는 홈런왕이 될 수 있을까. 포수 마스크를 쓰고 홈런왕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역대 포수계보를 잇는 이만수(1983~5년)와 박경완(2000년, 2004년) 두 명만 달성했던 기록이다. 강민호는 홈런왕 가능성에 대해 묻자 "절대 홈런왕은 생각도 안 한다. 다만 시즌 시작했을 때 타격폼으로 시즌 마지막 타석까지 치는 게 목표"라고 잘라 말했다.
강민호는 타격에만 전념하기 힘든 상황이다. 체력과 정신력 부담이 큰 주전포수이기 때문이다. 농담삼아 '수비형포수'라고 말하는 강민호지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포수로서 맡은 일이고 타격은 그 다음이다.
홈런왕 욕심은 버린 강민호지만 타격 쪽으로 목표는 있다. 바로 2010년 포수로 100타점을 넘겼던 조인성(한화)이다. 조인성은 당시 LG 소속으로 타율 3할1푼7리 28홈런 107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찍었다. 강민호는 "조인성 선배님 타점기록은 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다. 강민호는 지난 2년 동안 타격부진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특히 낮은 득점권타율은 강민호의 고민이었다. 2013년과 2014년 강민호의 득점권타율은 2할2푼2리, 특히 만루에서는 타율 1할5푼8리로 약했다. 팀 핵심선수로 필요할 때 점수를 올리지 못한 건 강민호 마음 속에 한으로 남았다.
그렇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해 강민호의 득점권타율은 무려 4할6푼3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만루에서 무시무시한데, 4타수 4안타 3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샘플은 적지만 OPS 4.250으로 상상이 힘든 성적이다. 덕분에 강민호는 현재 54타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 반환점을 돌기까지 한참 남았다는 걸 감안하면 조인성의 107타점 기록경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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