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염경엽 두 감독의 평가 이유 보여준 그레인키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6.08 11: 34

[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 “클레이튼 커쇼도 좋은 선수지만 나는 잭 그레인키가 더 마음에 든다.”
지난 2월 전지훈련차 애리조나를 찾았던 한국의 두 감독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LG 트윈스의 양상문 감독이 이렇게 말했을 때만 해도 ‘개인적인 취향이니…’ 하는 생각을 더 했다. 하지만 며칠 후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도 같은 말을 했을 때는 ‘감독으로서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쪽으로 생각을 고치게 됐다.
두 감독은 모두 “메이저리그 선수치고는 체구가 큰 편이 아니다. 오히려 아시아 선수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최상급의 기량을 보여준다”는 칭찬을 했다. 그레인키는 신장이 6피트(약 182.9CM), 몸무게 195파운드(약 88.5KG)이다. 한국 선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나을 것이 없는 체격조건이다.

이어 두 감독은 “그런 체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즌 마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다.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으로 메이저리그 12년차를 맞는 그레인키는 이미 7시즌에서 30경기 이상 등판했다.
이어 두 감독이 칭찬했던 다른 것들은 그레인키가 선발 등판한 8일(이하 한국시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에서 잘 나타났다.
우선 수비. 1회 선두타자 콜튼 웡의 타구는 우측 파울 라인 안쪽에서 1루로 굴러갔다. 재빨리 달려와 타구를 잡은 그레인키는 1루수 아드리안 곤살레스에게 볼을 던질 때 (소위 아리랑 볼이라고 하는)포물선이 되게 던졌다. 자신과 주로를 따라 달리고 있는 웡, 1루수 곤살레스의 위치가 거의 일직선을 이뤄 그대로 던질 경우 타자주자에 맞게 되는 것을 고려한 송구였다 (약간 높은 볼을 잘 잡은 곤살레스의 수비도 좋았다).
3회 선두 타자 토니 크루즈가 친 타구 역시 비슷하게 우측 파울라인 안쪽에서 굴렀다. 이 때는 달려온 그레인키가 타구가 페어지역을 벗어나기 전에 재빨리 볼을 잡은 후 태그를 시도했다. 앞서 웡의 경우와 달리 크루즈의 출발이 늦어 충분히 아웃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태그는 실패했지만 여유 있게 1루에 송구해 아웃 시켰다.
다음은 공격. 그레인키는 이날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1-0으로 앞서던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으로 빠지는 안타를 기록한 뒤 저스틴 터너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2사 후 2루에 있던 그레인키는 좋은 리드와 스타트로 세인트루이스 수비진이 홈 송구로 승부할 생각도 못하게 하는 주루 솜씨도 보였다. 그레인키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중전 안타로 출루하기도 했다.
그레인키는 이날 6.2이닝 동안 6안타 볼넷 1개 1실점(자책점)한 뒤 교체됐다. 탈삼진은 8개였고 투구수는 99개(스트라이크 64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자신의 12번 선발 등판에서 기록한 11번째 QS 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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