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33)가 리그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다시 시험 무대에 선다.
험버는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다. 험버는 지난달 16일 광주 두산전 이후로 24일 만에 선발 등판한다. 험버는 5월 16일 두산전서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바로 다음날(5월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퇴출 수순은 아니었다. 김기태 감독은 “험버는 쉬라고 했다”면서 다시 반등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김 감독은 최대한 험버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자신이 타지에서 생활했을 때를 회상하며 험버가 빠르게 적응하길 기다렸다. 그러나 험버는 쉽게 반등하지 못했다. 4월까지 6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했던 험버는 5월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0.38로 크게 부진했다. 험버에게는 매 경기가 생존 경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잠시 쉬어갈 시간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 2일 1군에 등록돼, 두산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그 후 처음 선발 등판 기회를 가지게 됐다. 올 시즌 KIA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37으로 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양현종-조쉬 스틴슨을 필두로 김병현-서재응 등의 베테랑들이 돌아가며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험버까지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KIA로선 리그 1,2위를 다툴 수 있는 선발진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선발 복귀 후 첫 상대가 만만치 않다.
넥센은 팀 타율 2할9푼4리 장타율 4할9푼8리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팀 홈런 역시 92개로 1경기 당 1.6개꼴로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1~2명의 선수에 집중된 홈런이 아니라는 점에서 넥센의 장타력은 더 주목할 만하다. 박병호(16홈런), 유한준(15개), 김하성(10개), 브래드 스나이더(9개), 윤석민(8개), 이택근(8개) 등이 골고루 홈런을 치고 있다. 6월 6경기에선 무려 14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반면 험버는 장타를 많이 허용하는 투수다.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피홈런이 10개로 유희관과 공동 4위. 피장타율도 5할5푼4리로 올 시즌 4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필 어윈(0.569)에 이어 2위의 기록이다. 지금까지의 활약을 봤을 때는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도, 구석을 정확히 찌르는 제구력도 없었다.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도 2경기서 평균자책점 5.59로 좋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얼마나 본 모습을 찾았는지가 관건이다. 또한 매 경기 KBO 리그 생존이 달려있다는 점에서 넥센과의 첫 승부가 중요하다.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KIA로서도 외국인 투수 험버의 반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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