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이 차례로 부상을 당해 이탈한 두산 베어스 마운드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시즌 두산 투수진에는 유난히 부상자가 많았다. 훈련이나 경기 중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부상이 많아 미처 방지할 수 없는 상황도 꽤 있었다. 또한 1군 주축 전력이 되어야 할 선수들이 차례로 이탈해 좀처럼 완전체 마운드가 구성되기 힘들었다.
스프링캠프 때는 김태형 감독이 마무리로 염두에 뒀던 노경은이 훈련 도중 타구에 턱을 맞아 개막 후 1개월이 지나서야 돌아오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초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였으나 본인의 초인적인 의지와 재활 노력을 통해 복귀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 4월 말이었다. 시범경기에서는 최병욱이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타구에 손가락을 맞은 이현승도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고 2개월이 넘게 지난 9일부터 1군과 함께한다.

4월에는 큰 일이 없는 듯 했으나 5월 초부터 다시 대형 악재가 쏟아졌다. 장원준이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한 차례 말소됐고, 김강률은 경기 중 갑작스레 아킬레스건을 다쳐 시즌아웃되고 말았다. 여러 부상자들 가운데 지금도 팀이 가장 아쉬워하는 선수가 바로 김강률이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게도 두 번의 고비가 있었다. 5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내정됐다가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골반 통증을 느껴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던 니퍼트는 4월 10일에 첫 등판을 했다. 지난 8일 병원 검진을 통해 나타난 어깨 충돌 증후군은 올해 니퍼트가 맞이한 두 번째 부상이다.
두산은 9일 코칭스태프가 잠실구장에서 니퍼트의 상태를 점검해 엔트리 말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병원에서는 별도의 약물이나 물리치료 없이 보강 운동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으나 니퍼트가 과거에도 견갑골 석회화로 고생했던 이력이 있어 두산은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선수의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어깨 충돌 증후군은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흔한 증상으로, 극심한 경우가 아니면 수술까지 가는 일은 적다.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어깨 충돌 증후군에 대해 “어깨에 지붕 뼈가 있는데 지붕 밑으로 힘줄(회전근개)이 지나간다. 그리고 마찰을 줄이기 위한 물주머니가 있다. 퇴행성 변화가 있거나 많이 써서 힘줄을 다치면 물주머니에 물도 차고 출혈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하는데 좁아져서 부딪히는 것을 통틀어 충돌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어깨가 굳어져 오십견이 되기도 한다. 팔을 들어 올릴 때 아픈 것이 주요 증상이며,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히며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고, 통증이 심하면 주사를 맞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재활도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휴식이 가장 좋다.
현재 상태 체크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니퍼트는 꾸준한 휴식이 필요한 케이스다. 이 전문의는 일반 환자들을 예로 들며 “석회가 있거나 나이가 들어 퇴행성 변화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깨가 더 많이 부딪히고, 심하면 뼈가 튀어나와 이를 제거하는 수술도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장원준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돌아왔지만 두산 마운드는 부상으로 마무리와 5선발의 합류가 늦어지고 팀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셋업맨과 유망주 강속구 투수를 잃었다. 여기에 에이스도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두산이 1군 투수진에 다시 한 번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지 주목된다. 우선 이현승이 9일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엔트리 등록 날짜는 미정)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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