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6월 들어 투타의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이 시기를 잘 보내야 상위권을 지키며 위를 바라볼 수 있다.
타선은 좋은 모양새를 갖췄다. 데이빈슨 로메로의 합류가 큰 힘이 됐다. 로메로는 넥센과의 3연전에서 14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으로 4번 타순에서 제 몫을 했다. 김태형 감독도 “로메로의 합류로 타선 전체가 강해진 느낌이다”라며 만족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장타력을 가진 김재환이 1군에 없기는 하지만 로메로가 들어온 뒤 타선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은 5.37로 이 부문 9위에 그치고 있다. 294득점 304실점으로 얻은 것보다 잃은 점수가 더 많지만 30승 23패로 높은 승률은 유지하고 있다. 투수들이 무너져 대량 실점하고 패할 때가 다소 있었으나 그렇지 않았던 경기에서는 비교적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3위를 달리고 있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마운드에 변화가 필요했던 두산은 결국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한용덕 퓨처스 총괄코치가 1군으로 올라온 것. 이에 따라 한 코치가 1군 투수코치를 맡고, 현재 건강 문제로 1군에서 말소되어 있는 권명철 코치는 돌아오면 1군 불펜에 자리한다. 임시로 1군 메인 투수코치로 활동하던 가득염 코치는 1군 불펜에 있다가 권 코치가 오면 퓨처스 잔류군으로 갈 예정이다. 권 코치를 대신해 1군에 올라왔던 문동환 코치도 다시 퓨처스 팀으로 돌아간다.
한 코치는 7일 퓨처스리그 경기를 마치고 갑작스럽게 1군행 통보를 받았다. 8-0에서 8-9로 역전패한 6일 목동 넥센전의 충격파 또한 코치진 개편 결정에 영향을 준 것이다. 한 코치는 8일 전화통화에서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했지만 기존 코치들이 선수들과 함께 잘 헤쳐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가게 되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존 코치들과 상의해서 노력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제 막 1군에 올라왔지만 급한 현안들이 많다. 우선 어깨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은 더스틴 니퍼트의 1군 엔트리 잔류 여부에 대해 김태형 감독과 의논해야 한다. 퓨처스리그에서 함께 생활했다가 비슷한 시기에 1군으로 오게 된 이현승의 보직도 천천히 정해야 한다. 이현승은 9일 1군 선수단에 합류한다.
이현승은 연습경기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각각 한 번씩 등판했으나 아직 투구 수를 많이 올리지 않아 불펜에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도 “일단 불펜에서 몇 경기 던지게 한 뒤에 상황에 따라 보직을 결정할 것이다”라며 판단을 잠시 뒤로 미뤘다. 한 코치도 “컨디션은 좋지만 퓨처스리그에서도 긴 이닝을 던지지는 않아 시작은 불펜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현승의 보직은 니퍼트의 몸 상태에 따라서도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니퍼트가 엔트리에서 말소된다면 이현승이 선발로 전환되는 시기가 좀 더 빨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니퍼트의 상태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면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
6월 들어 두산은 타선은 물론 마운드,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조금씩 바뀌는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쉽지만은 않지만 이 시기를 버텨내면 지금까지는 없던 새로운 힘도 생겨날 수 있다. 두산에 있어 6월은 위기이자 상위권 유지와 순위 도약의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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