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의 반격, 좌완 트로이카 완봉 릴레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9 06: 47

토종 투수들의 개선가가 들려오고 있다. 완봉 역투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외국인 투수들의 공습에 밀려 주춤했던 토종들의 반격 신호탄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올 시즌도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8일 현재 평균자책점 상위 10명에 6명(린드블럼, 클로이드, 해커, 피가로, 소사, 스틴슨)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15위로 범위를 넓히면 무려 9명(레일리, 밴헤켄, 피어밴드 추가)이다. 각 팀들이 외국인 선발에 더 많은 금액을 쓰고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기량은 점점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토종 투수들의 자리가 좁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수치는 완봉승 비율에서도 드러난다. 퍼펙트 게임이나 노히트 게임은 말 그대로 ‘천운’이 따라야 한다. 하지만 완봉승은 9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기량이 있다면 투수 분업화 시대에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업적. 여기서 외국인 투수들은 점점 입지를 넓혀왔다. 2008년 이후 기록을 보면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2008년 외국인 투수들은 단 한 차례도 완봉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2009년에는 크루세타(당시 삼성)이 한 차례 기록하는 데 그쳤고 2010년에는 다시 기록이 없었다. 그 때까지는 완봉승 일지에서 토종이 우세를 점했다. 2008년에는 장원삼이 두 차례 기록한 것을 비롯해 총 6회, 2009년에는 송승준이 세 차례, 조정훈 류현진이 두 차례 기록하는 등 총 8회였다. 2010년에도 류현진이 세 번을 기록하는 등 이 스코어는 토종 8, 외국인 0이었다.
2011년에도 7-2, 2012년에도 8-3이었다. 그런데 2013년부터 토종 투수들의 완봉승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이재학 우규민 윤성환까지 세 차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임준섭과 윤성환 만이 완봉승을 기록했다. 그 중 임준섭은 강우콜드 완봉승이었다. 반면 외국인들은 2013년 세 차례(리즈, 레이예스, 옥스프링), 그리고 지난해에도 세 차례(앨버스, 찰리, 리오단)를 기록하며 토종 완봉승 기록을 추월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조짐이 보인다. 유네스키 마야(두산)이 역사적인 노히트 게임을 달성했지만 오히려 완봉승은 토종들이 더 많다. 유희관이 지난 5월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9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따냈다. 여기에 지난 주에는 양현종(4일 잠실 두산전) 김광현(7일 잠실 LG전)이라는 토종 에이스들이 나란히 완봉을 합창했다. 반면 외국인 선수들은 마야 외에 아직 이 기록이 없다.
완봉승으로 토종의 반격을 모두 설명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만큼 선수들이 괜찮은 페이스, 그리고 괜찮은 구위로 시즌 초·중반을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될 수 있다. 단순한 운으로 기록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윤성환(삼성)도 두 차례의 완투를 기록하는 등 토종 에이스들이 한 경기를 너끈히 소화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토종 에이스들이 올해는 기운을 차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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