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킬러’ 이재학, 인천은 딸기밭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9 21: 27

올 시즌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팀의 애를 태웠던 이재학(25, NC)이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SK는 이재학이라는 ‘성벽’을 부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지만 인천만 오면 더 당도가 높아지는 딸기에 홀리며 속절 없이 무너졌다.
이재학은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5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2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달성. 타선도 2회 5점을 비롯, 4회까지만 대거 8점을 내며 토종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한 끝에 이재학은 뒤늦은 시즌 2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지난 2년간 모두 10승을 거두며 NC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으로 활약했던 이재학은 올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10경기에서 1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69에 머물렀다. 부진에 조기강판되는 경우도 많았고 불펜에서 경기를 뛴 경우도 있었으며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1할9푼3리의 낮은 피안타율은 좋았지만 31⅔이닝에서 23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볼넷 남발이 문제로 뽑혔다.

하지만 이날 복귀전은 성공적이었다. 1회부터 5회까지는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6회 이명기 박계현 이재원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2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이미 든든한 리드를 잡고 있었던 터라 타격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오히려 볼넷을 내주지 않는 안정적인 투구, 그리고 공격적인 승부로 SK 타자들을 돌려 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전 “5이닝 3실점 정도면 된다”라고 말했던 김경문 NC 감독의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성적이었다.
이재학의 이날 호투는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른다. SK를 상대로 워낙 강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재학은 통산 SK와 11번 싸워 4승2패 평균자책점 2.35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냈다. 여기에 인천에서는 더 강했다. 통산 문학구장에서 가진 6경기(선발 5경기)에서 39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14를 기록했다. 9이닝을 던져도 1점 정도만 내줬다는 뜻이었다.
생애 유일한 완봉승도 인천 땅에서 SK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었다. 1패 또한 끝내기 안타의 희생양이었을 정도로 SK를 상대로는 철저히 강했다. 자신이 항상 강했던 SK를 맞아 자신감을 찾은 이재학의 피칭은 찰리의 이탈로 위기에 빠진 NC 선발 로테이션에도 단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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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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