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험버, 절반의 성공 거뒀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6.09 21: 59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33)가 모처럼의 선발 등판에서 시즌 3승을 수확했다. 매 이닝 위기를 겪었으나 어찌 됐든 승리를 거두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험버는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KIA는 1-3으로 뒤진 5회말 2사 만루서 브렛 필이 역전 만루포를 날리며 역전에 성공. 험버는 팀이 앞선 6회에 마운드를 내렸다. KIA가 넥센에 7-4로 승리하며 험버도 시즌 3승에 성공했다.
험버는 지난달 16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실점을 기록한 후 바로 다음날 1군에서 제외됐다. 계속된 부진에도 김기태 감독은 믿음을 심어줬고, 2군에서 조정을 한 후 다시 1군에 불러들일 계획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를 치른 험버는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 후 첫 선발 등판. 험버에게는 가장 중요한 경기 중 하나였다. 김 감독 역시 “험버가 오늘 잘 던지면 일요일에도 등판할 수 있다. 험버가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선발진이 완전체로 가기 위해선 험버의 반등이 필요했다. 그리고 상대는 올 시즌 KIA를 상대로 5승 1패를 기록 중이던 넥센. 팀 타율 2할9푼4리 92홈런으로 최강 타선을 상대했다.
험버의 공은 넥센 타자들 앞에서 그리 위력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험버는 위기 상황마다 병살타를 유도하며 한 이닝, 한 이닝을 버텼다. 1회엔 선두타자 김하성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불아한 출발. 하지만 고종욱을 2루 땅볼로 유도해 4-6-3 병살타 처리했다. 2회엔 박병호에게 우중간 선제 솔로포를 맞았다. 146km 패스트볼이 공략당하며 첫 실점. 이후엔 후속타를 허용치 않았다.
3회에는 1사 후 김하성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후 2루 도루르 허용해싿. 이어 고종욱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강한울이 포구 실책하며 1사 1,3루의 위기. 그 후 폭투로 2점째 실점했다. 이어 2사 2루서 박병호, 유한준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으나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4회엔 1사 후 3연속 안타로 3점째를 잃었다. 하지만 고종욱을 4-6-3 병살타로 다시 한숨 돌렸다.
팀이 역전에 성공한 5회엔 스나이더에게 우전안타, 박병호에게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맞고 절정의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KIA는 험버를 끝까지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았고, 험버는 유한준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김민성을 헛스윙 삼진, 이택근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으면서 불을 껐다. 험버는 5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했다.
비록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위험한 순간을 맞이했으나, 위기의 문턱을 넘고 시즌 3승을 거뒀다. 그것도 리그 최강 타선을 갖춘 넥센을 상대로 거둔 승리. 어찌 됐든 이 승리로 험버는 기회를 더 얻게 됐다. 과연 시즌 3승이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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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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