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에이스 유희관, 올스타는 꿈 아닌 현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10 05: 44

‘꿈의 무대’ 올스타전을 꿈꿨던 유희관(29, 두산 베어스). 이제는 그 꿈도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유희관은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3볼넷 1실점 호투해 시즌 8승(2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을 3.15로 끌어내린 유희관은 알프레도 피가로(삼성)와 다승 공동선두가 됐고, 80이닝으로 다시 토종 최다이닝 투수로 올라섰다.
승리했음에도 유희관은 9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투구 흐름이 끊어진 것을 아쉬워했다. “더 많이 던지고 퀄리티 스타트(QS)를 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연속으로 6이닝 이상 던지는 것도 이어가고 싶었는데 일요일(14일 잠실 NC전)에도 나가야 해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바꿔주신 것 아닌가 싶다”라며 유희관은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기엔 충분한 피칭이었다. 9일 잠실 LG전에서 5⅔이닝 동안 9명의 타자를 출루시키면서도 WHIP는 1.21로 리그 7위다. 유희관이 이 경기 이전까지 얼마나 안정된 피칭을 하며 긴 이닝을 혼자 책임졌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지난해부터 경험해보고 싶다고 했던 올스타전 이야기도 이제 솔솔 나오기 시작한다.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먼저 말을 건네자 유희관은 “팬 투표로는 힘들다”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추천선수로라도 나가보고 싶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 아닌가”라며 올스타전에 대한 욕심은 숨기지 않았다.
현재 성적으로는 안 될 것이 없다. 함께 드림 올스타 선발투수 부문에 올라 있는 피가로, 김광현(SK), 조시 린드블럼(롯데), 크리스 옥스프링(kt)과 비교해도 유희관이 객관적인 기록에서 가장 앞선다. 다섯 중 평균자책점은 제일 좋고, 승수도 리그 공동 1위다. 이닝 소화 면에서도 린드블럼 다음이다. 팬 투표 결과는 알 수 없어도 비슷한 성적을 유지하면 최소 감독추천으로 올스타 출전이 보장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아직 에이스라는 칭호는 사양하고 있다. 유희관은 “우리 팀은 니퍼트가 에이스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에이스는 니퍼트고, 나는 좌완 에이스가 되고 싶다. (장)원준이 형이 있어서 더 힘이 나는 것도 있다. 내가 이기면 다음이 원준이 형이라 자극도 받는 것 같은데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9일 이현승이 복귀하며 마운드에 새로운 힘이 되어주고 있기는 하지만 더스틴 니퍼트가 휴식을 필요로 하고 있어 선발진 약화를 피할 수 없다. 그래도 “타자들이 안 좋을 때는 투수가, 투수가 안 좋을 때는 타자들이 서로 도와주면서 잘 한다면 니퍼트가 오기 전까지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유희관이 실질적 에이스로 자기 몫을 확실히 해주고 있어 무너질 염려는 적다.
연패는 끊어주고 연승은 이어주는 것이 에이스의 임무다. 그런 점에서 유희관은 이번 시즌 두산에서 가장 에이스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선발투수다. 각 팀의 에이스에게 올스타전의 문은 매년 활짝 열려 있다. '유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유머감각과 팬 서비스 정신을 갖춘 유희관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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