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투와 함께 돌아온 투수조장 이현승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10 10: 12

긴 기다림 끝에 돌아온 이현승(32, 두산 베어스)이 강렬한 출발로 팀에 희망을 줬다.
이현승은 지난 9일 1군에 등록됐다. 시즌 전 5선발로 내정됐다가 시범경기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해 2개월 넘게 회복과 재활에 몰두한 뒤였다. 9일 잠실구장에서 경기 전 만난 이현승은 “계속 미뤄지다 보니 스스로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에 오버페이스를 한 것이 역효과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 뒤 “현재 몸 상태는 괜찮다. 100%다”라고 전했다.
"(부상 당시) 중지가 골절이 됐는데 굽혀지지 않으니 공이 자꾸 빠져 제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생각보다는 심각하지 않다“고 말한 이현승은 ”하루빨리 오고 싶었다. 연습경기 때는 긴장감 없이 편하게 던졌는데 지금은 설렌다“며 1군에 합류한 소감을 솔직히 표현했다.

설렘이 사라지기 전에 이현승은 등판 기회를 얻었다. 9일 잠실 LG전에서 이현승은 팀이 5-1로 앞서고 있던 8회말 무사 1, 2루에 나와 공 12개로 1⅓이닝 동안 탈삼진 1개를 곁들이며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팀의 5-2 승리 속에 이현승은 복귀전에서 홀드를 따냈다. 경기 후에는 “오랜만에 설레고 긴장되면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다시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부담감보다 마운드에 서고 싶었던 마음이 훨씬 커서 집중이 잘 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김 감독은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더스틴 니퍼트의 자리를 이현승으로 채울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투구 수가 80개 이상 수준으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다른 투수가 니퍼트의 대체 선발로 나서야 한다. 이현승도 연습 피칭 때는 80개까지 던졌지만, 경기에서는 아직 40개 정도를 던질 수 있는 상태다. 1군 등록 전 연습경기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도 각각 3이닝, 2이닝씩 소화해 아직 선발로 던질 단계는 아니다.
당장은 선발 자리보다 경기에 뛴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 이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선발 욕심을 냈다. 올해가 아니면 선발로 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도 얘기를 했지만 시간이 1~2달 지나면서 보직을 떠나 어디든 올라가서 잘 하고 싶었다.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첫 경기에서 완벽한 불펜투수의 모습을 보인 덕분에 김태형 감독도 그의 보직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질지 모른다.
투수조 조장이기도 한 이현승에게는 마운드 위에서 해야 할 일 만큼이나 밖에서 책임질 일도 많다. 이재우를 제외하면 자신보다 어린 투수들만 있는 두산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것 역시 이현승의 몫이다. 그는 “공격력은 좋지만 투수가 약하다는 평가에 투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후배들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이제부터라도 후배들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는 게 이현승의 바람이다. 이현승은 “좋은 분위기에서 잘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야구를 떠나 서로 어울려 할 수 있는 즐거운 얘기를 많이 찾아야 할 것 같다. 말수도 적고, 주눅들어 있어 말 한 마디 붙이기도 힘든 선수들도 있는데 내가 잘 해줘야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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