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한국무대 최악의 피칭을 하고 말았다. 린드블럼은 9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10피안타 4피홈런 6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져 시즌 4패(7승) 째를 당했다. 하루에 홈런 4개를 맞은 건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합쳐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롯데에서 가장 믿는 카드를 린드블럼이다. 승리가 필요할 때 기대에 부응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그래서 선발 로테이션 조정 1순위였다. 지난 4일 등판했던 린드블럼의 정상 로테이션은 원래 10일 혹은 11일, 그렇지만 롯데는 린드블럼을 9일 등판시켰다.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이번 3연전 롯데가 순서대로 로테이션을 돌린다면 김승회-이상화-린드블럼 순이었다. 화요일 선발이 중요한 이유는 5선발 로테이션 상에서는 1주일에 2번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린드블럼을 당겨쓰는 강수를 둔 것이다.

4일휴식 후 등판이 선발투수에게 절대적인 무리는 아니지만 피로가 누적되다보면 아무래도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린드블럼은 경기당 투구수 1위(109.2개)를 기록 중인 선수다. 그래서 롯데 이종운 감독은 린드블럼을 관리하면서 쓰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린드블럼은 불펜투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선발에서는 기대 이하였다. 이유는 체력이 문제로 지목됐는데, 불펜에서 전력피칭을 할 때에는 좋은 구위를 보여주다가 선발로 나오면 체력안배를 하다가 맞기 일쑤였다. KBO 리그에서는 이닝이터다운 면모를 뽐냈지만, 지칠 때도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린드블럼을 내고도 화요일 경기를 내줬다는데 있다. 이 감독은 11일 선발투수에 대해 "앞선 2경기 결과를 보고 선택하겠다"고 말했었다. 만약 2승을 거두면 원래대로 이상화가 나오지만 1승 1패 혹은 2패면 브룩스 레일리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9일 경기를 내줬고, 레일리가 11일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레일리가 11일 등판한다면 마찬가지로 4일 휴식 후 등판이 된다. 하루씩 선발 로테이션을 앞당기는 건 팀 사정에 따라 필요할 때도 있지만 너무 자주 하다보면 선수에게 피로도가 쌓이기 마련이다. 여름은 곧 체력싸움인데, 이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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