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인 스튜어트…NC 시즌 명운 쥐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0 13: 59

눈부신 5월을 보내며 순위를 한껏 끌어올린 NC가 새 외국인 선수 제크 스튜어트(29)를 영입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가장 첫 조건으로 이닝소화능력을 손꼽았다.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당연한 요소지만 NC로서는 더 큰 의미가 있다. 불펜의 피로도 때문이다.
NC는 지난 5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한국무대 3년차 외국인 투수인 찰리 쉬렉을 웨이버 공시했다. 2013년 11승7패 평균자책점 2.48, 2014년 12승8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하며 NC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었던 찰리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5.74의 부진한 성적을 낸 끝에 결국 철퇴를 맞았다.
현저히 떨어진 구속과 전반적인 구위 탓에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NC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찰리의 올해 몸값은 공식적으로 100만 달러다. 최근 KBO 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이 대부분 ‘연봉 보장 계약’을 맺고 입단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 많은 연봉을 그대로 날릴 위기에 처한 셈이다. 다른 팀에서 찰리를 영입해 연봉을 양도하는 방안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다.

이에 NC는 이미 관계자들이 미국에 상주하며 새 외국인을 물색한 끝에 우완 스튜어트를 25만 달러에 10일 영입을 발표했다. 외국인 영입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NC의 선택이 결코 평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체적인 전망이다. 이에 김경문 감독도 “구단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고마워하면서 가장 큰 전제조건으로 이닝소화능력을 꼽았다. 
김경문 감독은 9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새 외국인 투수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이닝을 좀 더 많이 소화해줬으면 좋겠다. 날이 더워지고 있다. 6월보다는 7월 성적, 7월보다는 8월 성적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결국 더워지는 날씨 속에서 불펜투수들의 체력소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선발투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긴 이닝을 던져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불펜투수들이 쉴 수 있도록 6이닝만 씩씩하게 잘 던져주면 된다. 용병이 6이닝을 던지고 못 던지고는 팀 운영에 차이가 크다”라고 말하면서 “해커는 자기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해커의 꾸준한 이닝소화능력을 칭찬했다. 결국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선발들이 덜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일주일 선수단 운영은 물론, NC의 한 시즌 농사와도 직결될 문제다.
NC는 올 시즌 불펜소모가 적지 않은 축에 속한다. NC 불펜투수들은 8일까지 56경기에서 총 222⅓이닝을 던졌다. 이는 한화(261⅔이닝), kt(239⅔이닝), 넥센(225⅓이닝)에 이어 리그 4위다. 가장 적은 삼성(159⅔이닝)보다는 60이닝 이상 많다. 이 차이가 누적될수록 결국 더워지는 여름부터는 불펜투수들이 구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김 감독은 김진성의 부상, 그리고 찰리의 부진으로 불펜투수들이 시즌 전 예상보다 지금껏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은 “되도록 3연투를 시키지 않으려고 하지만 임정호 최금강 임창민 김진성까지 한 번씩은 3연투를 했다”라고 불가피한 팀 사정을 설명하면서 “처음에는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나가서 싸워보면서 얻는 경험이 가장 중요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몇 선수들은 처음부터 필승조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세이브를 시켜줘야 할 시점이다”라고 불펜투수들에 대한 향후 운영 방안도 드러냈다. 결국 이 구상대로 가려면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는 외국인 선발이 필요하다는 게 NC의 생각이다. NC가 앞이 잘 보이지 않은 찰리를 과감히 퇴출시키는 강수를 쓴 이유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