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지메시' 지소연의 꿈의 무대 데뷔전은 악몽이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6.10 09: 49

'지메시' 지소연(24, 첼시 레이디스)의 월드컵 데뷔전은 악몽으로 끝났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서 열린 브라질과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서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승점 획득에 실패한 한국은 브라질(승점 3), 스페인, 코스타리카(이상 승점 1)에 이어 조 최하위에 처지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를 통해 꿈의 월드컵 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여자 축구는 지난 2003년 미국 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두 번째 꿈의 무대에 섰다.
지소연은 12년 전 TV로 언니들의 참패를 지켜봐야 했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서 3전 전패를 당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끝에 짐을 싸야 했다.
한국 여자 축구는 이후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2010년은 도약의 해였다.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서 여민지 등이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서도 지소연을 앞세워 3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소연은 당시 실버볼과 실버슈를 수상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지소연은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A매치 최다골(38골) 기록도 그의 보유였다. 그는 지난해 겨울 첼시 레이디스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2015년 잉글랜드축구협회(FA) 선정 올해의 여자선수상과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휩쓸었다.
지소연은 자신의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앞두고 무거운 짐을 어깨에 졌다. 대표팀에 월드컵 첫 승 혹은 첫 승점을 안겨야 할 중책을 떠안았다. 대표팀 간판 공격수인 '후배' 여민지(22, 대전스포츠토토)는 부상으로 낙마했고, '선배' 박은선(29, 로시얀카)도 발목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소연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 유영아의 뒤를 받치는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했다. 좌우 측면에서 전가을과 강유미가 지원 사격했다.
지소연은 브라질의 강력한 압박 수비에 막혀 본연의 기량을 오롯이 발휘하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볼을 받으려 했지만 중앙 미드필더들의 견제를 받아 공격 작업에 기여하지 못했다. 전반은 그렇게 아쉽게 끝났다.
한국은 전반 33분 포르미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7분 마르타에게 페널티킥 추가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두 장면 모두 백패스 실수로 시작된 실점이었다. 특히 두 번째 백패스는 지소연의 발에서 나와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 때부터 지소연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골키퍼와 수비수를 개인기로 따돌린 뒤 전가을에게 두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제공했다. 아쉽게 기회가 무산됐지만 그의 기량을 세계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지소연과 한국은 결국 소득을 올리지 못한 채 12년 전 브라질에 당했던 0-3 완패의 아픔을 되갚지는 못했다. 지소연은 오는 14일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재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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