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QS’ 켈리, 불안인가 반등인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0 21: 40

SK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27)가 초반 흔들린 끝에 시즌 3승 달성에 실패했다. 다만 갈수록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다. 불안한 모습이 이어질지, 아니면 반등의 발판이 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켈리는 1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1볼넷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초반에는 계속된 실점으로 불안감을 남겼지만 4회부터 6회까지는 실점 없이 막아냈다. 일단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던 NC 강타선을 상대로 한 성적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부상 복귀 후 가진 두 차례의 등판에서 합계 23피안타, 14실점을 기록하며 최악의 난조를 보인 켈리였다. 부상을 당한 손목 부위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의학적으로도, 선수 스스로도 "괜찮다"라는 신호가 나왔다. 그러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켈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히던 부분이 말썽을 부린 것이다. 선수 스스로도 안 된다는 표정이 드러났다. 시즌 초반 SK의 에이스 몫을 하던 켈리의 표류에 SK도 흔들렸다. 이날 켈리의 피칭에 관심이 몰린 이유였다.

이날은 두 가지 평가를 모두 내릴 만한 날이었다. 초반만 보면 "불안하다"라는 반응이 나올 법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로는 조금씩 나아지는 면이 있었고 직전 2경기에 비하면 경기 내용도 조금은 향상된 부분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절반의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실책, 폭투, 홈런의 3종 세트가 겹쳤다는 점은 아쉬웠다.
1회부터 불안했다. 선두 박민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켈리는 김종호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도루로 2루를 내줬다. 결정적인 실책은 그 다음이었다. 나성범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으나 귀루하던 2루 주자 박민우에게 욕심을 냈고 결국 송구가 뒤로 빠지며 2사 2루가 1사 2,3루로 돌변했다. 켈리는 이후 테임즈의 1루 땅볼 때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는 선두 이종욱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이어진 1사 2루에서는 폭투로 이종욱에게 3루를 허용했다. 결국 지석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내줬다. 폭투가 아니었다면 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다. 흔들린 켈리는 김태군에게 좌중월 솔로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3회에는 1사 후 테임즈와의 끈질긴 승부에서 결국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다만 그 후 내용은 괜찮았다. 3회를 더 이상 출루 없이 마무리한 켈리는 4회 1사 후 지석훈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김태군을 병살타로 돌려세웠고 5회에는 공 7개로 세 타자를 잡아내며 5이닝 고지를 밟았다. 6회에는 선두 테임즈에게 볼넷을 내줬고 1사 후에는 이종욱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노진혁을 삼진으로, 지석훈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퀄리티스타트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승리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켈리는 2-4로 뒤진 7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는 108개였다. 최고 구속은 150km로 가장 좋을 때와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커터도 145km까지 나왔고 체인지업의 떨어지는 각도 괜찮았다. 직전 두 경기처럼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경우도 없었다.
다만 홈런 두 방은 모두 실투였다. 한창 좋았을 때 켈리는 가운데 몰리는 공을 많이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특유의 시원시원한 투구보다는 볼카운트 승부를 어렵게 가져가는 모습도 드러났다. 켈리가 완벽한 정상 궤도로 오르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