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별이 떴다. 한화 내야수 신성현(23)이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며 깜짝 스타로 탄생했다.
신성현은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 원정경기에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4회초 승부를 가르는 역전 결승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신성현의 대형 만루포로 한화는 삼성에 7-2로 역전승, 연이틀 1위팀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바로 신성현이 있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신성현은 0-1로 뒤진 4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삼성 선발 차우찬과 승부에서 2구 한가운데 몰린 147km 직구를 공략했다. 맞는 순간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대구구장에서 가장 먼 중앙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비거리 130m 대형 만루홈런. 한화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신성현은 사연이 많은 선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그는 중학교 졸업 이후 일본 교토국제고에서 야구 유학을 했다. 183cm 85kg 건장한 체격조건으로 고교 시절 4번타자로 활약했다. 알루미늄 배트였지만 비거리 150m 대형 홈런을 터뜨릴 정도로 파워가 좋았다. 2009년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1군은 오르지 못한 채 2군에서 5년을 뛰었고, 2013시즌을 끝으로 방출됐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다. 히로시마에서 방출된 직후 원더스 테스트에 응했고,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합격을 받았다. 그때가 2013년 12월 중순이었다.
원더스에서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2014년 6월 고려대와 연습경기 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것이다. 이 바람에 해외파 트라이아웃에 나서지 못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외면을 받았다. 설상가상 원더스마저 시즌 후 해체의 길을 걸으며 신성현은 다시 팀을 잃었다. 부상을 입은 채 팀마저 없어졌으니 낙담할 법도 했다.
하지만 신성현에게 포기란 없었다. 야구를 놓지 않았다. "야구를 그만 둘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 없다. 어차피 몸이 안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재활해서 몸부터 만들자는 생각이었다"는 게 신성현의 말.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이 신성현을 잊지 않고 연락했고, 구단에서 재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신성현은 재활 속도를 마친 뒤 지난달 19일 육성선수로 계약했다. 곧바로 2군 퓨처스에서 7경기에 출장해 25타수 12안타 타율 4할8푼 2홈런 5타점 3도루로 맹활약했고, 지난달 27일 1군으로부터 깜짝 콜업을 받았다. 육성선수 계약 9일만의 일. 이후 첫 안타를 신고한 4일 목동 넥센전부터 4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선발출장하기 시작했다. 9일 삼성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날 만루 홈런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만인에게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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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