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승수 자판기’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결코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다.
kt는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10-7로 승리했다. 2-7로 뒤진 9회초 배병옥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대거 5득점에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10회초엔 블랙의 솔로포, 박경수의 투런포를 앞세워 역전승을 만들었다.
kt는 이날 경기 전까지 7회까지 뒤진 39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단연 리그 최하위의 승률이었다. 경기 중반까지 뒤져있으면 무기력하게 지는 경기 많았다. 하지만 kt가 새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의 합류 시점부터 힘을 내고 있다.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지면서 마운드에서 잃은 점수를 되찾아올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이로써 kt는 지난 7일 수원 한화전부터 3연승 가도를 달렸다. kt는 지난달 6일 대전 한화전부터 5월 9일 수원 LG전까지 4연승을 달리며 창단 최다 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지금의 전력이 당시와 비교해 더 좋기 때문에 이제는 그 이상까지도 바라 볼 수 있다. kt로선 반등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이제는 kt를 약자로 봤던 팀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최근 경기 흐름만 보더라도 단순히 운으로 이겼다기보다는 확실한 구심점을 가지고 승리를 쟁취했다.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정대현의 연이은 호투. 김재윤-장시환이라는 새 필승조 카드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가장 큰 핵심은 마르테-블랙이 합류하면서 훨씬 강력해진 타선에 있다. 사실상 중심타선에서 쉽게 피해갈 수 있는 타자들이 없다.
kt는 최근 10경기에서 5승 5패를 기록 중이다. 블랙이 합류한 후 치른 6경기에선 4승 2패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주중 3연전 이전까지 롯데에 5연패를 당했던 kt이지만 9일 경기서 7-2로 승리하며 롯데전 첫 승을 거뒀다. 그리고 대역전극을 펼치며 롯데전 2연승. 시즌 초에 만났던 kt와는 무게감 자체가 달랐다.
승률도 어느덧 2할5푼까지 끌어올렸다. 이제는 kt를 상대로 전승을 거뒀던 팀들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kt가 올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상대 팀은 삼성, 두산, KIA 세 팀이다. 공교롭게도 kt는 6월에 KIA(19~21일), 삼성(26~28일) 두팀을 차례로 만난다. 이 팀들을 상대로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kt 돌풍은 KBO 리그 판도 전체를 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승수 자판기’가 아닌 가장 부담스러운 팀 중 하나가 되고 있는 막내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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