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유망주 김택형, 양현종 맞대결 체험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6.11 06: 08

지난 10일 경기는 넥센 히어로즈에 여러모로 도박 같은 경기였다.
넥센은 9일부터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와 맞붙고 있었다. 10일 상대 선발은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의 좌완 양현종. 여기에 넥센은 고졸 신인 좌완 김택형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누가 나오더라도 양현종과의 어려운 싸움이 예상됐던 상황이지만 의외의 선택이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없는 경기기도 했다. 그렇게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등판한 김택형은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깜짝 호투를 보여줬다. 상대 에이스 양현종 역시 7이닝 2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였으나 접전 끝 넥센이 4-3 재역전승을 거뒀다.

김택형은 이날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사용해 KIA 타선을 상대했다. 사사구 4개로 고전했던 이전 선발 등판과는 다르게 볼넷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 고무적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6km, 투구수는 79개(스트라이크 45개+볼 24개)였다.
경기 후 김택형은 "좋은 경험을 했다. 오늘 주목적이 양현종 선배 던지는 모습 보면서 많이 배우는 것이었다. 코치님이 일부러 등판 날짜도 맞춰주시고 경기 전엔 마음 편하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하셨다"며 홀가분했던 등판 상황을 전했다.
양현종이 던지는 것을 상대 투수로 가까이서 지켜본 것은 처음이었다. 김택형은 "설렜다. 감독님이 저를 제2의 양현종이라고 칭찬해주셨다고 했는데 오늘 양현종 선배가 공 던지는 모습 보고 많이 배웠다. 1회 실점하고도 점점 밸런스 찾아가면서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을 배웠다"며 진지하게 말했다.
양현종과의 맞대결도 수확이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체인지업의 성공적인 신고식. 김택형은 "체인지업을 연습만 하다가 처음 던진 건데 연습 때보다 잘 들어갔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진 점이 좋았다. 이번에 상체 폼을 고치면서 구속을 좀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편으로 바꿨다. 폼이 적응되면 구속은 더 올라올 것 같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최근 "김택형은 내년에 무조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김택형을 그 궤도까지 올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 이번 경기에서 넥센 코칭스태프는 '견학 코스'를 마련하며 김택형에게 동기 부여 미션을 줬다. 김택형에게 이번 등판이 자양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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